코로나 기저효과에 비용 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가맹점 수수료 이슈∙가계부채 규제 강화 등 ‘불안’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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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유은정 기자] 카드사들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회복되고 영업비용은 대폭 줄어들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 수수료 조정, 내년 카드론 규제 이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9403억원으로 21.8%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395억원으로 8.9% 늘었다.
KB국민카드는 올 3분기 당기순이익 1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7%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4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3%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275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조1706억원으로 27.82% 증가했다. 순이익은 1719억원으로 2.57% 늘었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3분기 기준금리 인상, 은행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신용 위험 악화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 악화에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실적이 양호한 이유는 온라인 쇼핑, 백화점, 주유 부문 등에서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낸 덕분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억제된 소비 심리가 하반기 ‘위드 코리아’ 분위기 속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1금융권에서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풍선효과로 카드사의 카드론 등 금융상품 이용이 늘어난 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코로나19로 매년 진행한 여름휴가 이벤트 등 마케팅비가 대폭 감소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 모두 3분기 작년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면서도 “온라인 쇼핑이 카드 사용액을 주도했지만, 비용이 많이 줄어들어 더 성장한 것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어 불황형 흑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가오는 악재에 카드업계는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연내 가맹점 수수료 적격 비용 산정을 통해 내년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이 존재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맹점 수수료 적격 비용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 산출 방식이 조달금리, 운영 관리 비용 등 비용을 회사가 절감할 경우 수수료 인하 리스크에 노출되기 때문에 불합리적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으로 내년 1월부터 카드론도 DSR 규제에 포함될 전망이다. 카드업종 DSR 기준도 60%에서 50%도 강화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대손비용 상승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 악화도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수익성이 높고 지난 2년간 카드사 실적에 상당히 기여한 카드론 등 금융상품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내년 가계부채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카드사들은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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