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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골드만삭스 아시아 투자 부문 대표 “IR 자료에 이 내용이 들어가면 투자자가 감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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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텀

이재현 골드만삭스 아시아 투자 부문 대표


무역협회와 KDB산업은행이 공동 주최한 아시아 최대 규모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라이즈 2021, 서울(NextRise2021, Seoul)’ 행사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아시아의 이재현 한국 투자 부문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이 대표는 배달앱 1위 기업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부동산 앱 직방의 투자를 주도한 사람이다.

이 대표는 “2020년 골드만삭스가 만난 기업은 5,000여 개에 달하지만 실제 투자한 기업은 22개로 0.4%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실사'”라며 “아무리 열정적으로 본인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투자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같은 열정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인 기업 IR과 투자자가 원하는 IR은 다르다. 창업자는 ‘회사’를 먼저 이야기하지만, 투자자가 가장 먼저 알고 싶은 것은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 ‘재무 자료’다. 이를 인지하고 IR 자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특히 ‘유닛 이코노믹스’ 분석과 ‘브릿지 애널리시스’ 그래프가 IR자료에 들어가면 투자자가 감명받는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ESG적 관점에서 회사를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 투자가들이 ESG적 관점에서 투자를 바라보고 있다. 기업은 ESG 관점에서 장점을 찾아보고 실제 개선되는 부분을 구체적인 숫자로 계산해서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하 강연 요약.

기관 투자를 유치할 때 마주하게 되는 ‘실사’ 과정

실사는 금융기관이 기업을 조사해 투자 결정을 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다.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부 투자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고 그때 실사를 마주하게 된다. 실사를 잘 모른다면 아무리 열정적으로 본인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투자자들로부터 같은 열정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창업자들이 생각하는 사업과 투자하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사업은 다를 수 있다.

실사 과정에서 투자자가 창업자에게서 듣고싶은 내용은 ‘시장’, ‘비즈니스 모델’, ‘재무 자료’

일반적인 기업 IR의 흐름과 투자자들이 원하는 IR의 순서는 조금 다르다. 투자자가 회사 관계자를 만나서 제일 먼저 궁금해 하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시장’이다. IR 자료를 만들 때 추천하는 건 앞단에 ‘시장’ 혹은 ‘산업’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회사에 대한 설명에서 포인트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무리 창업자가 바라보는 시장이 넓고, 적용 범위가 넓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투자자하고 얘기를 할 때는 최대한 좁혀서 말해주는 것이 좋다. 본인의 기술로 가능한 수만 가지 중에서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주는 거다. 투자자는 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재무 자료를 잘 설명해 줘야 한다. 투자자가 가장 알고 싶은 부분은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경영진이 어떤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보는가이다. 매출의 빠른 성장을 위해 경영진이 어떠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다. 그게 서비스 구독자 숫자일 수도 있고, 판매하는 제품의 단가일 수도 있고, 대상 국가 다변화일 수도 있다. 경영진이 회사의 역량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지를 설명해 주는 거다.

또 투자자는 미팅을 하면서 회사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한다. 무엇이 불확실한지를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말해 준다면 미팅에서 투자자의 신뢰도가 올라간다. 최종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할 때 보통 회사의 장점보다는 회사의 문제점, 단점, 이슈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논의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런 투자 프로세스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을 좁히자. 전체시장이 아니라 ‘목표시장(TAM)’이 중요하다.

좋은 IR 자료는 기업이 아니라 산업 혹은 시장으로 시작해야 된다. 키워드는 ‘템(TAM)’이라 불리우는 ‘타겟 어드레서블 마켓(Target Addressable Market, 목표 시장)’이다. 내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시장이 있으면 그 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정확히 금액’이 나와야 된다.

이어 현재 시점에서 지난 5년 혹은 10년간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그 다음에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것인가도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성장의 관점’에서 이야기하실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밸류 체인’, ‘경쟁 환경’도 잘 설명해야 한다. 경쟁자와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 주는 거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투자자가 관심을 가진다.

회사 설명에서 들어가면 좋은 것 “고객을 숫자화해서 설명하자”

회사 소개에서 기업에서 지향하는 고객 설명이 부족할 때가 있다. 기업의 활동이라는 게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고객, 혹은 다른 생산자들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가며 하게 마련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한 트렌드를 잡아줘야 한다. 배달의민족의 고객은 수수료를 내는 치킨집이나 레스토랑 오너다. 그래서 배달의민족은 동네에 있는 음식점을 대신해서 마케팅을 해주고 주문까지 받아준다. 음식점주가 음식만 만드는 데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이게 어찌보면 배달의민족의 비즈니스 모델 핵심이다.

고객이 있다면 내 고객이 어떤 모습인지, 그동안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 등을 숫자화해서 보여주면 좋다. 투자자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성장하고 무엇이 성장하지 않는가를 알고 싶어 한다. IR 자료에 담지 않더라도 결국 투자가가 무조건 물어보게 되어 있다. 창업자가 회사에 대해서 설명할 때 많이 놓치는 부분이다.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와 ‘브릿지 애널리시스(Bridge Analysis)’

IR 자료에서 잘 볼 수 없는 것 중에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라고 하는게 있다. 배달의민족이라고 한다면 ‘객단가’다. 동네에 있는 치킨집이 한 건의 주문을 받기 위한 평균 매출이 얼마고 평균 원가가 얼마고, 간접비가 얼마인지 분석해 내는 것을 말한다. 이걸 잘 설명할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회사 소개 자료가 된다. 경영진이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기간을 다르게 두고 뭔가를 비교하고 싶은 대상이 있을 때 단순화된 수치로만 끝내면 안 된다. ‘작년 대비 50% 성장했다’로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매출이 50% 성장했으면 그 50%를 성장시킨 각각의 동인, 요인은 무엇인가를 나눠봐야 한다. 투자자들에게 설명을 할 때 한 가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브릿지(Bridge)’ 분석 방식으로 알려주면 좋다. 매출이 성장만 한 것 뿐만 아니라 매출이 하락한 부분도 기꺼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까지 봐야 투자자가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수가 있다.

‘고정비’와 ‘변동비’는 투자 결정의 중요한 자료

투자자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한다고 해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 투자 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인풋 중에 하나가 원가의 고정비와 변동비다.

창업자의 의지를 논리적인 틀에 담은 장단기 재무 계획을 세우자.

기관 투자 유치를 계획한다면 재무 계획은 회사 IR 자료에 반드시 들어가야 될 부분이다. 앞서 설명한 요소를 다 합치면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재무 추정이 나온다. 본인의 의지를 그대로 반영하되 논리적인 틀을 사용해서 담으면 된다.

재무 계획을 작성할 때 틀리는 것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경영자의 관점은 꼭 하나의 숫자로만 표현될 필요가 없고 어찌보면 기업 활동에서 당연한 거다.

ESG의 관점에서 회사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숫자로 설명하자.

지금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들이 ESG적 관점에서 투자를 바라보고 있다. ESG의 관점에서 자기 회사의 장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사업에서 실제로 영향을 주는 부분을 찾고 그걸로 개선되는 점을 구체적인 숫자로 계산해 보는 거다. 이런 부분을 회사 소개에 강조하시는 것이 현재 트렌드에 부합된다 할 수 있다.

글: 손 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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