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 재판될라’ 속앓이
지난해 9월24일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마련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상담 창구. 4차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정부는 특수고용직·프리랜서, 아동 돌봄 등에 대한 지원금을 이날부터 지급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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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이슈로 또 한차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새해에 잇따라 ‘전국민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언급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선거용”이라고 비판하면서도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5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완화되면서 경기회복과 관련돼 ‘보편적 지급이 필요하다, 전국민 지급이 필요한 시점’이라 한다면 적극적으로 논의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전날 방송에서 “코로나가 진정되고 ‘경기를 진작해야 한다’ 할 때는 전국민 지원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이낙연 대표의 발언을 이어받은 모양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4일 밤 <문화방송>(MBC) ‘100분 토론―2021년 총리에게 묻는다’에서 “재난지원금은 가능한 차등 지원이 옳다”면서도 “코로나 상황을 보면 월급 등에서 피해를 본 국민이 많다. 앞으로 (추이를) 보면서 꼭 필요한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꾸준히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지사는 4일 정부와 300명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강도 높은 거리두기와 소비 진작을 염두에 둔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은 모순된다. 또 ‘선거용’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낙연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코로나19가 한창 퍼지고 있는데 ‘소비하라’고 하면 자칫 방역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확산세가 잦아들 때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시점으로 적절해 보인다”며 여지를 뒀다. 5일에야 피해 업종과 고용 취약층에 대한 3차 재난지원금 지출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는데, 이 지원금이 지급되기도 전에 또다시 ‘전국민 지원금’ 얘기를 꺼낸 것도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좀 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통해 피해·소외 계층 지원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야당은 곤혹스러운 처지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국민 지급이 이뤄지면, 야당 입장에선 최악의 선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은 정책 결정의 즉흥성과 비일관성을 비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정책워크숍에서 “여당이 최근 갑작스럽게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줘야 하나라는 말을 끄집어내고 있다”며 “지난 예산 국회 때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예산에 확보하자’고 이야기했는데, 겨우 3조원 확보해놓고 이제 와서 추경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도 원내-법사위원 간담회에서 “우리 당은 소상공인을 위해 최대 500만원까지 직접지원하자고 했지만, 정부·여당은 수용하지 않았다. 당리당략으로 선거용 돈 풀기를 하겠다는 건 관권선거이자 금권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원철 노현웅 홍용덕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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