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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완규 법제처장 "김 여사 특검법 정말 필요하다면 위헌 소지부터 없앴어야"[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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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원년멤버 이완규 법제처장 인터뷰]
"법률가로서 金 특검법 위헌... 거부권 행사 당연"
"정부, 상반기 방향 설정... 세부 성과·소통 개선"
"尹, 하반기엔 역할 나누고 민심 청취에 집중해도"
한국일보

이완규 법제처장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0층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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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정말 특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적어도 정부에서 위헌이라고 지적하는 부분은 없애고 왔어야 하지 않겠나."
이완규 법제처장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이완규 법제처장은 최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세 번째 통과한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에 대해 "법률가로서 말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야당이 '수사기관을 신뢰할 수 없으니 특검을 하자'는 주장은 할 수 있지만, 위헌 요소가 담긴 법률안이 실제 시행되는 선례를 남기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이 법제처장은 "정부가 법안에서 위헌이라고 반복 지적한 부분이 오히려 계속 가중됐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의결할 전망이다.

이 법제처장은 현 정부 출범 때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다.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사건' 땐 직접 변호를 맡는 등 친분이 깊다. 이 법제처장은 지난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은 윤석열 정부의 성과에 대해 "큰 방향성을 잘 잡았다"면서도 "국민 피부에 와닿는 세부 성과와 소통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임기 후반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더십에 대해서는 직접 전면에 나서는 '항우형'보다는 큰 그림을 관조하며 소통에 방점을 찍는 '유방형'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김 여사 특검법을 평가하면.

"결정적인 문제는 특별검사를 실질적으로 야권에서 추천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해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 고발인(야권)이 특검까지 정하는 건 '적법절차의 법리'에도 어긋난다. 헌법 수호의 책무를 가진 대통령으로서는 거부권 행사가 당연하다. 이를 두고 마냥 '국회 입법권 침해'를 주장하는 건 맞지 않다."

-윤석열 정부 임기 절반을 넘어섰는데.

"국방과 외교, 기업의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자유시장 경제 방향, 4+1 개혁 등 큰 방향성이 잘 설정됐다. 다만 역대 정부에서도 그랬듯 쉬운 과제들이 아니다 보니 국민 피부에 와닿는 성과와 소통은 다소 충분치 못했다. 집권 후반기에는 구체적인 성과가 날 테니, 실제 개혁 진척 상황을 잘 홍보하고 부처 소통도 늘려 개혁 추진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간 법제처의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법률 소관 부처들과 민생 경제 회복을 입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며 국정과제 및 민생토론회 후속 법안 420건을 제출했고 그중 278건이 국회를 통과했다. '만 나이 통일법' 통과에 각별히 관심을 쏟았고, 특히 청소년에게 속아 술·담배를 판 '선량한 영업자'의 피해를 줄이고 보호하기 위해 관계 부처들과 여러 법안을 정비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한국일보

이완규 법제처장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0층에서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있다. 홍인기 기자이완규 법제처장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0층에서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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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요 국정과제와 관련한 입법은 더딘데.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꼭 필요한 법안이 정쟁에 휘말려 폐기된 경우가 많았다. 다만 야당 협조 부족만 핑계로 대는 건 적절치 않다. 여야의 '정책적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정부·여당은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정부조직법, 고준위법, 인공지능(AI)법의 필요성이 크다고 느끼지만 야당은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 같은 차이를 좁히는 국회의 '용광로'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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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2914250004786)

-입법 대신 '시행령' 개정에 집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의 입법 협조가 녹록잖은 상황이어도 법안 통과를 기다리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법률 개정으로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이룰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일정 범위 내 필요한 행정 조치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 다만 부적절한 '시행령 정치'라는 비판엔 동의하지 못한다. 내 재임 중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시행령 개정은 단언컨대 하나도 없었다."

-윤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초한지'로 비유하면 전반기 대통령은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 직접 모든 전투에 나서는 '항우' 같았다. 그간 정책 방향을 잘 잡아 굴러가기 시작했고, 하반기엔 성과도 많을 것이다. 앞으로는 참모들에게 정책 수행을 적절히 맡기고 민심 청취에 집중하는 '유방' 같은 리더십을 보여줘도 좋을 것 같다. 그럼 야당과의 협치나 여당과의 대화도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지 않겠나."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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