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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소비심리도 양극화… 어릴수록 "집값 오를 것", 저소득층 "수입 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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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로 첫 발 내딛는 3040 주택가격전망, 전연령대 중 가장 높아
백신 기대로 소비심리 개선됐지만… 저소득층은 수입걱정 늘어

1년뒤 집값을 예상하는 '주택가격전망' 지수가 이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령대가 낮을 수록 '집값이 오를 것'이란 인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임차 형태로 주거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3040세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로 매수에 나선 것 역시 이러한 인식이 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기간 중 신용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안이 발표됐음에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최근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치를 반영하지 않았지만,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은 여전히 지갑사정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대부분 소득층에서 백신 기대감 등을 반영해 가계재정, 경기관련 지수가 대폭 상승한 반면 저소득층의 가계수입전망은 오히려 전월보다 하락했다. 지출과 생활형편에 대한 인식 역시 상승폭이 적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타격에 저소득층이 취약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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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부산 해운대구 일대 아파트와 고층빌딩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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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패닉매수' 나선 3040… '집값 전망' 전연령대 중 최고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0세 미만의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6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0~50세(128) 역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주택가격전망지수가 가장 높았지만 수치 자체는 40세 미만에 비해서는 낮았다.

주택가격전망은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지수로, 100을 넘으면 그렇다고 전망한 응답자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응답자보다 많다는 것이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130을 기록한 만큼 전 연령대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50~60세 127, 60~70세 126, 70세 이상 131 등이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의 상승폭도 연령대가 낮을 수록 컸다. 40세 미만의 증가폭이 9포인트(p) 였고, 40~50세 8p, 50~60세는 9p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60~70세, 70세 이상은 4p씩 상승하는데 그쳤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집값 상승에 대한 전망이 큰 것은 최근 30~40대의 부동산 '패닉매수'와도 연관이 깊다. 아직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젊은 층은 대부분 임차형태로 독립을 시작하지만,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자 집값에 대한 공포감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젊은 세대들이 주택매수 흐름을 이끈 것과도 관련이 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0~40대가 22만7256가구의 아파트를 매수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거래량의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올라 지금 집을 사야 한다'는 인식이 젋은 층에 팽배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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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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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달 소비자동향조사 기간(지난 10~16일) 중 신용대출 규제안이 발표됐음에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인식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 13일 신용대출 자금의 주택시장 유입을 막기 위해 연소득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에게는 1억원 초과 대출에 DSR 적용하고,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은 지 1년 내 규제지역 주택을 구입하면 대출을 회수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주택 소유형태별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자가와 임차 모두 130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상승폭은 자가 8p, 임차 7p로 집계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이 올랐고, 또 최근에는 그만큼 전세가가 올라버려서 전세나 월세를 살아야 하는 젊은층 중심으로 어려움이 더 커졌다"며 "3~4년 전 매매가격이 현재 전세가격이 된 것을 지켜본 젊은층들이 차라리 주택매수가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월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만 '6개월 뒤 가계수입' 전망 내려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9로 전월대비 6.3p 올랐다. 조사기간이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시행되기 전으로, 최근 3차 재확산 여파가 반영되지 않았다. 대신 8월 재확산 후 경제활동 재개와 백신 보급 기대감 등이 소비자심리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소득계층에서 가계재정, 경기인식이 대폭 상승한 가운데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에서 '가계수입' 관련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 미만 가계의 가계수입전망은 77로, 전월에 비해 2p 내려갔다. 100만~200만원 3p, 200만~300만원 3p, 300만~400만원 2p, 400만~500만원 4p, 500만원 이상 3p 등으로 여타 소득층의 가계수입전망은 일제히 상승했다.

월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경우 현재생활형편(70), 소비지출전망(91) 지수의 상승폭도 1p에 그쳤다. 전반적인 가계재정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 여타 소득계층에 비해 크지 않았다. 이는 저소득층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최근의 통계지표 결과와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적자가구 비율이 3분기 50.9%로 3분기 기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 타격이 컸던 만큼 영세 자영업자를 포함한 저소득층의 가계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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