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테라퓨틱 C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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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17시 2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바이오 기대주’ 오름테라퓨틱이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코스닥시장 상장 절차를 본격 추진한다. 작년과 올해 잇따라 성사한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이전 성과를 앞세워 기술특례상장임에도 실적 추정치가 아닌 올해 반기 실적을 기반으로 7700억원 몸값을 내세웠다.
특히 오름테라퓨틱은 작년 백혈병 치료 후보물질 기술이전을 진행하며 1350억원을 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후보물질 기술이전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다만 기술이전 성과가 계속될지가 불확실하고, 최근 공모주 시장이 침체된 점은 흥행 걸림돌로 꼽힌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이날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에 수요예측 공고를 내고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접수를 시작했다. 오는 27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공모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대표주관사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번 상장에서 총 30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하기로 했다. 상장예정주식수는 2142만9118주로, 회사와 주관사는 현재 3만~3만6000원을 희망 공모가 범위로 제시한 상태다. 상단 기준 모집 총액은 1080억원, 시가총액은 7714억원으로 추산된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6월 상장예비심사 신청 당시부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차세대 항암제 개발 바이오텍으로 설립 7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로 1350억원 넘는 규모의 후보물질 기술이전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최근 항암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에 기반을 둔 항암제 개발이 주력이다. ADC는 암세포와 결합하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인데, 여기에 표적단백질분해제(TPD)를 융합해 치료 효과를 높인 게 특징이다.
실제 오름테라퓨틱이 BMS에 기술이전한 백혈병 치료 후보물질 ‘ORM-6151′는 ADC에 TPD를 융합한 오름테라퓨틱의 새로운 기술인 항체-분해약물 접합체(DAC)였다. BMS는 ORM-6151을 들여가는 동시에 자체 파이프라인 임상을 중단, 기술 우위를 인정했다.
회사가 내세운 7700억원 몸값에도 ORM-6151 기술이전 성과가 그대로 적용됐다. 오름테라퓨틱은 기업가치 산정에 올해 반기 기준 최근 1년 동안의 순이익에 유사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대입하는 상대가치법을 사용했는데, 순이익의 근간이 ORM-6151이었다.
오름테라퓨틱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167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93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에만 849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최근 1년간 당기순이익은 756억원이 됐다. ORM-6151 계약금 유입 덕이다.
기업가치 산정 비교기업으로는 한미약품, JW중외제약, HK이노엔 등 3곳이 선정됐다. 계약금을 포함한 기술이전 실적 보유 기업 중 올해 반기 기준 최근 1년간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기업들로, 이들의 PER 20.84배를 적용, 평가 시가총액은 약 1조5000억원이 됐다.
오름테라퓨틱의 상장 후 시가총액 추산치 7700억원은 평가 시가총액에 48.27% 할인율을 적용한 값이다. BMS로의 백혈병 치료 후보물질 기술이전 성과에 기댄 만큼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희망 공모가 하단 기준으로는 56.89% 할인율이 적용됐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오름테라퓨틱의 수요예측 흥행 여부로 쏠리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DAC 플랫폼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이 같은 기술이전 성과가 계속될 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름테라퓨틱 실적 추이. /오름테라퓨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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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오름테라퓨틱의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ORM-5029′이 임상 중단 위기에 처했다. 유방암 치료 후보물질로, 임상 1상 중에 환자 1명에게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름테라퓨틱은 신규 환자모집을 중단한 상태다.
ORM-5029는 오름테라퓨틱이 BMS와 버텍스에 기술이전 한 ORM-6151 외 자체적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름테라퓨틱은 2026년 934억원 매출을 목표로 제시하며 ORM-5029의 기술이전 계획을 포함했는데 차질이 생겼다.
시장 상황도 오름테라퓨틱에 부담으로 꼽힌다. 공모주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바이오업종 주목도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바이오는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되자 주가 상승세가 완전히 꺾여 버렸다.
공모주 투자를 주로 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요예측 참여여부를 아직 결정짓지 못했다”면서 “현재 바이오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 ADC와 TPD인 만큼 오름테라퓨틱이 가진 기술 자체는 높게 평가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오름테라퓨틱은 내달 2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3일부터 일반 투자자 청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납입을 거쳐 내달 중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은 상장예정주식의 38.87%에 해당하는 832만9561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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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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