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 [사진 = 연합뉴스] |
연동형 비례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번 총선 사전투표에서 유권자들이 상당한 혼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자체 비례후보를 내지 않아 민생당이 가장 위칸인 3번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면 15일 선거 당일에도 전국 투표소 곳곳에서 비슷한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는 비례의석만 노린 신생 정당을 포함해 무려 35개 정당이 참여하면서 투표용지 길이가 48.1㎝로 늘어났고, 정당 이름도 비슷한 게 너무 많아 유권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당을 찾아 투표하려면 골머리를 싸매야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사전투표한 이 모씨(34)는 "언론에서 비례정당 이름을 많이 접해 익숙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투표용지를 받아보니 당황스러웠다"며 "투표 도장을 찍으면서도 이 정당이 내가 찍으려던 그 정당이 맞는지 불안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안양에서 투표한 김 모씨(64·여)는 "지역구 후보는 1번이 민주당인데, 비례 투표는 1번이 '3번 민생당'으로 돼 있고, 정당 이름도 비슷비슷해서 헷갈렸다"면서 "비닐 장갑을 낀 것도 어색했다. 지금도 원하는 곳에 제대로 투표하고 왔는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표소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에게 "○○당 비례투표는 어느 당을 찍어야 하느냐"고 묻는 사례도 상당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사전투표 현장에서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마련된 비닐 장갑을 끼고 투표했기 때문에 기표란에 정확하게 투표하기 어려웠다는 불평이 나왔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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