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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만화와 웹툰

AI로 부활한 '만화의 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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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 사후 31년 만에 신작 발표

AI가 대표작 65편 학습해 작가의 작법 되살려 창작

국내도 AI 만화 도입 활발

'만화의 신'이 부활했다. 인공지능(AI) 덕분이다.

조선일보

/데즈카 20 20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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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1928~1989)의 신작이 사후 31년 만인 지난 27일 발표됐다. '철완 아톰' '불새' 등 데즈카 오사무가 남긴 65여편의 만화를 학습한 AI가 그가 그렸을 법한 만화 줄거리와 캐릭터를 새로 창작해낸 것이다. 일본 IT 기업 기옥시아, 데즈카 프로덕션 등이 가동한 '데즈카 2020' 프로젝트. 펜의 각도와 강약 조절로 미묘한 감정을 전달했던 작가의 작법을 살려내기 위해 관절과 감압 센서를 장착한 로봇 팔까지 고안했고, 그 팔에서 신작 '파이돈'〈위 사진〉이 탄생했다.

AI가 만화 분야까지 판도를 바꾸고 있다. 데즈카 오사무의 장남 데즈카 마코토는 "만화는 인간의 표현 수단 중 가장 복잡한 기술이 요구되기에 AI의 성공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그 가능성이 제로가 아님을 확인했다"고 했다. AI는 15만 페이지에 달하는 원고 데이터뿐 아니라, 캐릭터 외 실존 인물 사진까지 학습해 '얼굴'의 개념을 익혔다. 시행착오 끝에 나온 여러 샘플 중 엉뚱함과 개연성을 갖춘 작품이 바로, 기억을 잃고 2030년 도쿄에서 작은 로봇 새와 함께 노숙하는 탐정 주인공 '파이돈'이다.기계의 선(先)창작, 인간의 후(後)가공이라는 이 공정은 창작의 미래를 미리 제시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즈시 무카이야마 하코다테미래대학 교수가 "미래에 인간의 창조성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고 밝힌 이유다.

조선일보

만화 주인공을 그리고 있는 로봇팔. /데즈카 2020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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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AI는 점차 만화 창작의 중요 요소가 돼 가고 있다. 네이버 웹툰 '마주쳤다'는 AI와 증강현실을 통해 독자의 얼굴을 카메라로 인식해 곧장 만화 주인공으로 캐릭터화한 뒤 스토리를 전개하는 첫 시도를 2017년 12월 선보인 바 있다. 이듬해 네이버 웹툰은 전담팀을 꾸려 웹툰에 딥러닝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밑그림에서 펜선을 자동 생성하고 채색까지 알아서 해주는 기술, 종이 만화의 웹툰 전환 시 패널과 대사창 등을 자동 인식하고 재배치하는 기술 등이다.

독자를 위한 큐레이션 기술에도 AI가 활용된다. 카카오페이지가 최근 도입한 'AI 키토크'는 독자의 댓글 반응을 취합한 뒤 '예쁜 그림체' '걸 크러시' 등 카테고리를 자동 구축해 취향에 맞는 웹툰을 분류·추천하는 시스템이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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