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주류 교체론 재점화
이해찬 "선거 이겨 재집권 토대로", 이인영 "승리해야 개혁 완수 가능"
전문가 "전형적인 운동권식 사고" 여권서도 "이미 주류·기득권이…"
이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총선 승리를 향해 진격하겠다"며 "총선 승리가 촛불 시민 혁명의 완성이고, 문재인 정부 성공의 관건"이라고 했다. 현 여권은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020년 총선까지 승리해야만 정치권력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개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통과되면서 어느 정도 한숨을 돌렸고, 이제 총선까지 승리한다면 쟁점 법안 처리나 검찰 개혁 등을 더욱 거침없이 이뤄낼 수 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회복되고 있는 경제의 새로운 기운을 놓치지 않고 진보적 성장의 능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현재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도 지금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경제정책 실패 여부는 4월 총선에서 여야 간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우리가 이기느냐, 지느냐에 따라 나라가 앞으로 더 발전하느냐, 퇴보하느냐를 가르는 큰 분기점"이라고 했다. 여권의 총선 승리가 곧 나라의 발전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총선에서 승리해야 민주당이 재집권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다. 재집권해서 좋은 정책을 뿌리내리도록 하는 게 역사적 책무"라고 했다.
여권에서 주류 또는 패권 교체론이 재등장하면서 '교체 대상'에 관심이 쏠린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구체적 대상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서 이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권력은 교체됐지만 사회적 패권은 재편하지 못했다"며 '보수 언론' '보수 교계(敎界)' '재벌' 등을 대상으로 지목한 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 전 대담집에서 "낡은 체제에 대한 대청산 이후 새로운 체제로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3년 차였던 작년까지 행정부뿐 아니라 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 중앙선관위와 지방권력 등 국가 기관 전반에 '코드·진보' 인사들을 두루 포진시킨 상태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 전반기 적폐 청산 프레임이 법원·검찰 등 국가기관을 주로 겨냥한 것이었다면 후반기에는 총선 결과에 따라서는 기업 등 민간 영역으로 여권의 표적이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사회적 패권 교체'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논리로 보인다"며 "기득권 헤게모니(패권)와 싸우기 위해 대항 헤게모니를 구축하자는 뜻인데 전형적인 운동권식 사고"라고 했다. 김준석 동국대 교수는 "지지자, 당원들에게 하는 메시지로 보이지만 집권 중반을 넘어선 상황에서 동력을 내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여권 내부에선 "이미 586 주류·기득권 그룹을 형성한 이 원내대표가 패권 교체를 언급한 것은 아이러니"라는 말도 나왔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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