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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대사관저 침입 때 직원 2명 부상… 美국무부 간부 급히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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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주한 美 대사관저 난입 시 대사관 직원 2명 다쳐 / 美 국무부 해외건축운영국장 긴급 방한… '보안 실태' 점검 / 경찰청장, 국회 국정감사 출석해 "美측에 사과하겠다" 밝혀

세계일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트위터에 올린 글과 사진. 미 국무부 국장이 방한해 지난 18일 대사관저 난입 사건 당시 부상한 미 대사관 직원 2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해리스 대사 트위터 캡처


지난 1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옆에 있는 주한 미국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가 반미 시위대에 뚫리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 가운데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급히 방한, 대사관저 보안 실태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생들이 각종 반미 구호를 외치며 하비브하우스에 난입할 당시 미 대사관 직원 2명이 부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우리 경찰 지휘부가 미측에 정식으로 사과할 뜻을 밝혀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복원하는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4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의 트위터에 의하면 미 국무부 태드 데이비스 해외건축운영국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미 국무부의 해외건축운영국(Bureau of Overseas Building Operations)은 미국이 세계 각국에 두고 있는 대사관, 총영사관, 영사관, 그리고 대사관저 등 외교 용도 건물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부서로 알려져 있다.

해리스 대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데이비스 국장이) 지난 주 대사관저 침입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직원 2명에게 감사를 전했다”며 “이 두 분은 관저를 보호하며 우리의 ‘에토스(Ethos·윤리/정신)’에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국장은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한 뒤 하비브하우스의 보안 실태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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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이 24일 국회에서 미 대사관저 경비 강화 방안 등을 묻는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하비브하우스 난입 사건 당시 경찰은 시위대 속에 있던 남학생들은 제지하면서도 여학생들이 대사관저 담을 넘는 광경은 지켜보기만 해 ‘소극 대응’ 논란이 일었다. 당시 경찰은 “남자 경찰관이 여학생과 신체접촉을 하다가 자칫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까봐 급히 여성 경찰관들을 불렀고, 여경들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이 신중하게 대응했기 때문인지 대사관저에 난입한 대학생들이 모두 체포돼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시위대 중에도, 또 경찰 중에도 부상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정작 미 대사관 직원 2명이 부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찰청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미 대사관 직원 2명이 다쳤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 누구도 미안함을 표명한 적이 없는데, 청장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민 청장은 “주한 미 대사관 등 외국 공관·대사관에 등급을 매겨 경비 수준을 보강하거나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홍익표 민주당 의원의 요구에 “외교부와 협의를 통해 추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치안정감) 출신인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거 미 문화원 점거 사태를 언급하며 “미 대사관저 경비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자 민 청장은 “현재 감찰조사를 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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