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 사건 진범으로 지목돼 억울하게 수감생활을 했던 윤모(62)씨가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인데, 이춘재가 저지른 강간치사 혐의를 뒤집어쓸 뻔했다는 박모(47)씨의 주장이 나왔다.
한국일보는 폭행 등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거짓 자백을 했었다는 박 모씨 인터뷰를 22일 보도했다.
잎서 이춘재는 10건의 화성 사건 외에도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 4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박씨는 이 중 1991년 1월 16일 청주 가경동 택지조성공사장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에 휘말렸다. 당시 17세였던 박모양이 이 공사장의 하수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양이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이 사건 용의자로 인근에 살던 박씨를 지목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열아홉 살이었던 박씨는 별개의 절도 사건에 휘말린 상태였다. 박씨는 "경찰이 8, 9일간 잠을 재우지 않고 폭행을 가하며 자백을 강요했으며, 거꾸로 매달아 얼굴에 수건을 씌운 채 짬뽕 국물을 붓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강간치사로 들어가 몇 년 살다 나오면 된다’는 회유도 있었다"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범행을 다 시인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어머니가 교도소에 찾아와 눈물을 보이자 정신을 차렸다고 했다. 재판과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풀려난 뒤에도 주변에 소문이 퍼져 피해를 입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박씨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며 살았다"며 "이미 30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그때 당한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사과라도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조선일보가 입수한 이춘재의 고교 졸업 앨범 사진(왼쪽). 오른쪽은 화성 사건 당시 몽타주다.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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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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