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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관세폭탄` 안전핀 뽑은 트럼프…"눈에는 눈" 으름장 놓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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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中무역전쟁 11일 결판 ◆

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에게 아름다운 편지를 써 보냈고, 그와 곧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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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수시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풍 트윗'을 통해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은 중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0시 1분(미국 동부시간)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에 대해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며 공세를 취한 만큼 중국이 어떤 자세로 나올지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관세율 인상은 '엄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중국이 미국 측 요구사항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윗을 잇달아 올려 "중국과의 협상은 서로가 매우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계속하고, 꼭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2500억달러 상당의 상품과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가 이제 중국으로부터 미국에 지급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과 계속 협상을 하겠지만 중국이 딜(deal)을 다시 하는 시도를 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이미 한 약속을 깨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를 부과하는 게 무역협상의 합의보다 더 낫다"며 "관세는 전통적인 종류의 놀랄 만한 거래보다 우리나라(미국)에 훨씬 더 많은 부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인상 조치를 예고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중국이 합의를 깨뜨렸다"고 비난한 바 있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 합의 초안을 대대적으로 번복했고, 합의 이행 법제화와 같은 핵심 내용을 대부분 뒤집은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갖고 관세 추가 인상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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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폭풍 트윗'은 중국이 곧 재개되는 협상에서 이러한 깨진 합의를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자세를 보이면서 트윗이 전해진 이후 미국 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다만 미·중이 대화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다. 당장 이날 재개되는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일단 현재 계획대로라면 양국에 주어진 시간은 이날 단 하루다. 당초 워싱턴DC 미·중 무역협상 기간은 9~10일(현지시간 기준)이었다. 10일 양국 협상대표들이 마주 앉아 타협점을 찾는다면 극적으로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며 타결의 불씨를 살리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9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아마 (시 주석과) 전화 통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친서에서 "함께 협력하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번 보자"는 언급을 했다고 소개했다.

무역협상을 위해 9일 워싱턴DC에 도착한 류허 중국 부총리는 "현재의 특수한 상황에서 미국 측과 매우 합리적이고 매우 솔직히 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관영 중앙(CC)TV 등이 보도했다.

대화 창구는 열어놓았지만 당초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 마지막 날인 10일 양국이 타협점을 찾는 데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중국이 깬 약속을 다시 되돌리려면 하루 일정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협상이 연장되지 않더라도 현 상황을 봉합한 채 추후에 다시 만나기로 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10일 오전 0시 1분 이후에 미국으로 출발하는 중국 화물부터 25%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상된 세율로 관세를 실제 징수하기까지는 시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항공편 화물의 경우라도 중국에서 미국까지 10여 시간이 걸리고 선박편을 이용할 땐 최대 4주가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그만큼 관세 부과 시점이 늦춰지는 것이다. AP통신은 "미 행정부가 협상을 위해 약간의 시간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무역협상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중국 증시는 10일 급등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1% 오른 2939.21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성분지수도 4.03% 상승한 9235.39로 장을 마감했다.

그렇다고 향후 전망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류 부총리는 예전 협상과 달리 시 주석의 '특사(special envoy)' 자격으로 방미한 것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도 예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이 최종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율 인상에 이어 추가로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도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조치가 실행되면 중국도 즉각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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