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0여명의 작업자를 투입해 14개동 천막에 대한 철거를 시작했다. 작업자들은 한시간쯤 천막 내부 철거 작업을 진행한 뒤, 오전 11시 30분쯤 지게차를 이용해 세월호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리본 조형물’이 차에 실었다. 이 조형물은 경기 안산추모공원으로 옮겨진다. 이후 분향소 천막 14개동에 대한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고 있다. 철거 작업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4년 8개월만이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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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가족위원회는 철거 당일인 이날도 ‘세월호 참사는 304명을 죽인 범죄’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7시간 문서를 즉시 공개하라’는 피켓을 들고 광화문광장에 섰다.
앞서 지난 17일 유족들은 영정들을 천막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운식(移運式)’을 진행했다. 영정을 옮기는 일을 일반적으로 이안식(移安式)이라 부르지만, 유족들은 영정을 안치할 곳을 정하지 않았다며 행사명을 이운식이라고 정했다. 전체 304개 영정 중 미수습자와 이미 가족 품으로 돌아간 이들을 제외한 289명의 영정은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로 옮겨졌다.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에서 영정을 옮기고 있다. /오종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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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천막이 철거된 자리(교보문고 방향)에는 기존 천막 규모의 절반인 7개동(79.98㎡) 규모의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조성된다. 목조건물로 2개의 전시실과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간을 전담하는 직원을 배치해 직접 운영하되, 유가족이나 자원봉사자 등과도 협력할 방침이다. 이 공간은 세월호참사 5주기인 다음달 16일 공개된다. 다만 운영시기는 상설이 아닌, 올해 말까지로 정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시공간 철거여부는)세월호 유족과 꾸준히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철거를 앞둔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에서 노란리본 조형물이 차량에 실려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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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천막은 사고 3개월 만인 2014년 7월 14일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기 위해 설치됐다. 처음엔 2개였다. 인도적 목적을 이유로 2개가 추가됐고, 정부의 협조요청에 따라 서울시가 추가로 설치하면서 총 14개로 늘었다. 하지만 유족 등이 설치한 3개의 천막은 허가를 받지 않아 수차례 불법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매년 과태료 400여만원을 납부했고, 올해도 이날을 기준으로 100여만원을 시에 낼 예정이다.
광화문 인근 직장을 다니는 황정근(44)씨는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자리를 지켰어야 했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이제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그렇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27)씨는 "세월호 추모공간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이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두고 토론하는 일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 [포토]광화문 세월호 분향소, '기억공간' 으로 재탄생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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