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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고작 30평인데…팽목항에 ‘세월호 기록관’ 거부하는 진도·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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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단체 “4.16 역사 보존 필요”

20~30평의 소박한 단층 기록관 건립 요구

진도군·전남도 “별도 시설 필요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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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가 진도 팽목항에 ‘4·16 기록관’을 세워달라는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의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 유족과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아픔과 슬픔, 공감과 연대의 장소였던 이곳에 기억 공간을 조성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팽목기억공간조성을 위한 국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8일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의 생생한 역사를 보존할 기억의 공간이 팽목항에 꼭 필요하다”며 ‘4·16팽목기록관’ 건립을 촉구했다. 대책위가 요구하는 기록관은 66~99㎡(20~30평) 정도의 소박한 단층 건물이다. 김화순 대책위 공동대표는 “팽목항은 추모객 수백만명이 찾았던 성찰의 공간이자 진도 주민의 희생정신이 펼쳐진 연대의 공간이다. 장소에 얽힌 사회적 기억을 담아낼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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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광주대교구(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도 팽목항 기억공간 건립을 요청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참사 직후 팽목항에 콘테이너 성당을 설치하고 두 명의 사제를 파견해 미사를 집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봉문 광주대교구 신부는 “김희중 대주교를 포함해 광주대교구 성직자와 신도들 모두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의 큰 아픔이었던 만큼 팽목항 분향소 등이 기억공간으로 유지되고, 팽목항 성당도 존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남도와 진도군은 부정적이다. 전남도와 진도군은 팽목항 일대에 360억원을 투입해 선박 정박에 필요한 시설과 도로를 건설하는 ‘진도항 2단계 건설공사’(2016~2020년)를 시행하고 있다. 진도군은 대책위가 요구했던 4가지 사항 가운데 4·16공원 조성, 희생자 기림비, 표지석 설치 등엔 동의했지만, 기록관 건립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진도군 쪽은 “팽목항에서 직선거리로 500여m 떨어진 임회면 남동리 일대에 건립될 국민해양안전관 안에 ‘4·16 추모 기록관’(100㎡)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팽목항에 별도 시설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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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도 “항만법에 따라 2016년 수립된 전국 연안항 기본계획에 4·16팽목기록관은 항만시설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해양수산부에 기본계획 수정을 요청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도 전남도의 요청이 따로 없다면 정부로선 연안항 기본계획 수정을 검토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전남도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현주 전남도의원은 “항만법의 항만친수시설 항목에는 해양 문화·교육 시설이 포함돼 있다. 항만 사고의 교훈을 담은 4·16팽목항 기록관이 여기에 해당하는 만큼, 도가 이 문제에 전향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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