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망 먹통 1년]
범정부 클라우드·보안 고도화 총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가급 채용중단
암묵적 지침에 고연봉 사실상 불가
3차례 공고 내고도 적임자 못찾아
일반 관리원도 11명 공석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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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행정 전산망 먹통 사태가 벌어진 지 1년이 흘렀지만 디지털정부 최전선을 책임지는 조직은 여전히 위태롭게 운영되고 있다. 연봉 상한까지 없앴지만 인재는 오지 않고 조직 내 주요 보직도 빈자리로 방치돼 있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따르면 관리원은 연봉 상한을 없앤 전문임기제 가급 채용 계획을 중단했다.
정부 통합 데이터센터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범정부 클라우드 플랫폼(인터넷을 통한 컴퓨팅 환경) 제공, 보안 체계 고도화를 담당한다. 지난해 11월 공무원 전용 행정 전산망(시도 새올행정시스템) 및 온라인 민원 서비스(정부24) 마비, 주민센터 주민등록 시스템 장애가 잇따라 벌어졌을 때 담당 기관이다.
관리원은 처음에 사고 원인을 네트워크 장비 ‘L4 스위치’ 문제라고 봤으나 나중에는 네트워크끼리 연결하는 라우터 포트 불량에 따른 데이터 전송 오류로 밝혀지는 등 혼선이 불거졌다. 행안부와 관리원은 사고를 계기로 정보시스템 장애를 재난으로 인정하고 올해 초 디지털 행정 서비스 국민 신뢰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전산망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전문성 부족이 지적받자 정부는 관리원 전문임기제 가급 연봉 상한을 없애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정보시스템의 장애 예방과 복구 지원, 긴급 기술 지원을 총괄하는 총책임자를 모셔오기 위해 일종의 ‘백지수표’를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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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 차례의 모집 공고에도 적격자가 나타나지 않자 관리원은 채용을 중단했다. 가급과 함께 진행한 나급 자리도 모집 인원 3명 중 2명밖에 채우지 못해 최근 추가 모집 공고를 냈다. 나급으로 채용될 직원에게는 책임자를 도와 정보시스템 장애를 예방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었다.
연봉 상한을 없앴는데도 관리원이 정보기술(IT) 인재들에게 외면을 받은 이유로는 책임 대비 낮은 보수, 행정안전부 통제에 따른 폐쇄적 분위기, 지방 근무 등이 꼽힌다. 전문임기제 나급의 월 보수는 522만 8000원으로 행안부 산하기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정부청사관리본부(649만 5000원), 부마항쟁위원회(603만 9000원), 지방자치인재개발원(587만 1000원), 행안부 본부(585만 1000원)에 크게 못 미친다. 가급의 경우 연봉 상한을 없앴다고 하지만 행안부 보수조정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고 ‘장차관 등 고위공무원단보다 많이 받아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지침 때문에 실제로는 민간만큼 높게 책정되기도 힘들다.
일반 정원도 다 채우지 못해 11명이 공석인 상태다. 관리원 정원은 329명이지만 현원은 318명이다. 대전센터에서는 정보자원관리과·사이버안전과·사이버장애지원단·운영총괄과에서 최소 한 자리씩 공석이 있다. 광주센터의 경우 정보시스템2과와 보안통신과에 각각 1명씩 비어 있다. 대구센터에는 운영총괄과·클라우드서비스과·신기술기반과에 공석이 있다. 관리단은 홈페이지에 공석인 자리를 공개했다가 현재는 삭제했다.
관리원은 다른 공공기관도 사정이 마찬가지라는 입장이지만 전산망 관리에서 중요한 핵심 보직들이 빈 채로 방치되고 있다. 2명이 공석인 사이버안전과는 침해 사고 대응, 악성코드 및 유해 사이트 차단을 담당한다. 정부가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축산과학원과 한국항공협회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담당자가 없다.
정부의 인력 감축 기조와 예산 제약으로 관리원은 상급 기관인 행안부가 자리를 채워줄 때까지 기다리는 실정이다. 관리원은 “휴직·퇴직·전출 등의 사유로 발생한 결원은 행안부 본부와의 인사 교류 및 자체 채용 등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원 자체 별도 채용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전산망 사고를 계기로 정부의 IT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여전히 조직은 공무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330명에 가까운 직원 가운데 민간 개방형 직위는 원장과 사이버안전과장 등 두 자리에 불과하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공모형 직위도 1개뿐이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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