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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트럼프, 국정연설서 미국 우선주의 재천명… 경제 성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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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신년 국정연설에서 초당적 단결과 화합을 호소했다. 그러나 멕시코 국경장벽 등 현안을 거론하며 민주당과의 대립각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 하원 회의장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며 "우리는 함께 수십년간 이어져온 정치적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오래된 분열을 해소하고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마련해 나갈 수 있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의 미래에 대한 비상한 약속을 실현해갈 수 있다. 결정하는 건 우리의 몫"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먼 파워’를 언급하며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환호도 받았다. 그는 "의회가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지 정확히 1세기가 지난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여성들이 의회에서 일하고 있다"며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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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5일 의회 하원 회의장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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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 역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초래했던 국경장벽 건설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보다도 더 미국의 노동자 계층과 정치권을 갈라놓는 이슈는 없다"며 "부유한 정치인들과 기부자들은 자신들은 벽과 문, 경호 요원들의 등 뒤에서 삶을 이어가면서 ‘열린 국경’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민주당 측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지지하는 ‘후기 임신 중단’을 금지하는 법안도 요구했다. 그는 "이들은 세상과 그들의 사랑과 꿈을 나눌 기회를 결코 갖지 못할, 살아있고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아기들"이라며 "버지니아 주지사는 이미 태어난 아기를 ‘사형’시키겠다고 했다.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나는 의회에 후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메티스 전 국방장관의 사퇴와 함께 양당의 반발을 샀던 시리아 내 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위대한 나라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계속 싸우지 않는다"며 속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의 지탄을 받는 반(反)이란, 친(親)이스라엘 정책 기조도 재확인했다. 그는 "주도적인 테러 지원국인 이란의 급진적인 체제에 맞서기 위해 제재하는 현재 정책은 당연하다"며 "우리는 미국민을 향해 죽음을 연호하는 정권과 유대인에 대한 집단학살을 위협하는 정권에 대해 눈을 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 미국에서 우리는 우리나라에 사회주의를 도입하라는 새로운 요구를 받고 있다"며 사회복지 개선을 촉구하는 민주당을 향한 직접적인 공격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미국은 정부의 강압과 지배, 통제가 아닌 자유와 독립을 기반으로 세워졌다"며 "우리는 자유로운 몸으로 태어났고, 우리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오늘밤, 우리는 미국이 결코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의 결심을 새롭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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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5일 의회 하원 회의장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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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우선주의’를 재천명하면서 보다 강경한 무역 정책 도입을 위한 의회의 협조도 촉구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언급하며 "중국을 탓하지도 않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존중하지만 미국의 일자리와 부를 빼앗는 중국의 절도 행위는 끝장나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엄청난 경제적 성공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지난 수십년간 재앙을 초래해온 무역 정책들을 뒤집는 것"이라며 "양당 모두 미국의 허물어지는 사회기반 시설을 위대하게 재건해 내기 위해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날짜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개월 동안 포로들이 돌아왔고 미사일들이 더이상 상공에서 날아다니지 않는다"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직 많은 할 일이 남아 있지만 김정은과 나의 관계는 지금 좋다. 우리는 27일, 28일 베트남에서 만날 것"이라고 했다.

재임 3년차를 맞아 경제 성과도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날 경제 성장률은 내가 취임했을 때보다 두 배 이상이고 실업률은 지난 50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가 됐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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