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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9 (금)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 ‘퍼펙트 스톰’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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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김경민의 부트캠프]

2022년 폭락한 전세 가격

점점 더 비싸지는 이유

2024년 봄, 새 학기 시작 전후 아이들 학교 혹은 다른 이유로 이사를 생각한 사람들은 2023년보다 오른 전세 가격에 당혹해 했다. 경기가 안 좋은데, 왜 아파트 전세 가격이 오르는지 의아했을 것이다.

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부동산시장을 분석·연구한다. 내 연구실(공유도시랩)에서 개발한 아파트 (신규 계약) 전세지수를 보면, 2019년부터 2021년 말까지 전세 가격이 크게 올랐다. 모든 광역시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2022년 전세 가격은 전국에서 폭락했다. 서울은 낙폭이 11%에 달했다. 연도별 하락폭은 국토부가 전세 가격을 공개한 2011년 이후 최대치였다.

그런데 2023년이 되자 상황이 정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2023년 1월은 2022년 대폭락한 아파트 매매 가격도 반등을 시작한 시점이다. 참고로 현재 전세금 전부를 자기 자금으로 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은행 대출을 끼고 전세금을 치른다. 따라서 전세는 주택담보대출이자에 민감한 매매처럼 금융 환경과 밀접하게 움직인다. 그렇다면 2023년 이후, 특히 2024년부터 두드러진 전세 가격 상승의 원인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월세 및 전세 가격 상승이다. 인플레이션은 재화의 가치를 하락시키는데, 고정된 수입을 얻는 임대인은 화폐 가치를 보상받기 위해 임대료를 올린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유지보수비, 관리비 등 각종 비용도 상승한다. 부동산 소유주는 이를 임대료에 전가한다. 팬데믹 시기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글로벌 도시들의 월세가 폭등했다. 월세의 대체재인 전세의 가격 상승은 당연했다.

둘째, 입주 물량이 부족하다. 2022년 가을, 레고 사태로 인해 PF 사태가 본격화된 후 우리 정부는 창구지도를 통해 PF 사태를 현재까지 끌어왔다.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려 한 시도는 자유경제원칙에 어긋난 시장 개입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PF 물건 중 사업성이 안 좋은 물건들이 매우 싼 가격에 출하돼야 함에도,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토지시장에 주변보다 저렴한 물건이 없다면, 토지 가격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시공비가 30% 상승하고 PF 금리가 2배가 된 상황에, 싼 토지는 출하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규 아파트 개발 사업은 아예 시도조차 불가능하다. 2022년 4분기부터 현재까지 아파트 인허가 물량뿐 아니라 빌라 인허가 물량은 역대 최저 수준. 그 결과 2028년 이후의 준공 물량도 태부족일 것이다.

2010년대 평균 입주 물량을 균형 상태라 가정할 때, 서울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4000채 정도다. 그런데 2022년과 2023년은 각각 1만채쯤 입주 물량이 미달했다. 올해와 내년도 1만채 부족하다. 이런 물량 부족은 임대료(월세와 전세)부터 건드리며 이후 매매 가격에 영향을 준다. 현재와 미래의 입주 물량 부족은 시장 참여자들이 다 알고 있다. 정책 당국은 정신을 차리고, 공공(LH, SH, 서울시)에서 적극적으로 민간이 아파트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토지 공급)을 조성해야 한다.

조선일보

/김경민 교수(공유도시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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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전세 가격 상승에 그치나, 똑똑한 수요자는 곧 매매시장으로 움직일 것이다. 기축 아파트 시장의 매매에 관심 있는 수요를 분양시장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이 서울과 인근에 거대한 택지를 조성하고 민간 개발회사가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열어야 한다. 토지 가격이 주변에 비해 저렴하기에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셋째, 전세 사기로 인한 빌라포비아. 앞선 연재에서 전세 사기는 100년 된 구조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작금은 더 지능적이고 악질적 형태로 변화됐다. 세입자들이 10년을 모아온 몇천만원(기성세대에겐 작은 돈일 수 있으나, 20대의 연간 저축액이 700만원임을 고려하자)이 없어진다면 더 이상 빌라에 전세를 구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빌라 거주자들의 선택은 빌라에서 월세로 거주하든지 아파트시장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 경우 매매시장이 아니라 임대차시장(전세)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토지 가격이 꺾이지 않아 빌라 개발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동안 빌라는 저렴한 주택 역할을 했으나, 빌라포비아로 사람들이 빌라를 심정적으로 거부한다면, 빌라 개발업자는 빌라를 지을 유인이 없다. 서울에서 빌라가 전체 주택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상황을 볼 때, 빌라 세입자들 상당수가 아파트 시장으로 넘어갈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일각에서 전세 가격 상승 이유로 임대차 2법을 지목하며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 만약 임대차 2법을 폐지하였는데 충분한 입주 물량이 없다면, 갱신하는 임대차 계약은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금액으로 재계약돼 전반적인 전세 가격을 한 단계 올릴 것이다. 즉, 임대차 2법이 폐지될 경우, 더 많은 사람이 제한 없이 ‘신규’ 계약을 할 것이고 이는 전세 가격을 더 높은 방향으로 이끌 게 자명하다.

현재부터 2027년까지 입주 물량은 심각하게 적다. 역대 최저 수준이 몇 년간 지속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 임대차 2법마저 폐지된다면, 전세 가격 상승의 또 다른 방아쇠를 당기는 셈이다. 전세 가격의 큰 상승 그리고 매매시장으로 빠른 이동과 매매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 뻔하다. 오히려 임대차 2법이 존재하기에 전세 가격 상승폭이 줄일 가능성이 더 높다.

나는 전세 가격 상승을 2023년 초부터 경고했다. 작년 하반기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이 위험성을 지적했다. 전세 가격 상승은 이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퍼펙트 스톰’으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정책 당국은 이 수요가 매매를 자극해서 매매 가격이 튀는 상황이라도 막아야 한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 회에서 하겠다.

※부동산 트렌드에 대해 궁금한 점을 jumal@chosun.com으로 보내주시면 김경민 서울대 교수가 골라 답합니다.

[김경민 서울대 교수·도시계획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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