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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이학재, 바른미래 탈당해 한국당行…정계개편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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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의원(3선·인천 서갑)이 18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이 의원은 2016년 12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한지 2년만에 복당하게 됐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이 창단된 후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이 탈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복당이 보수통합의 단초가 될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좌초 이후 지난 2년여 동안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지만,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보았듯 국민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이제 저는 자유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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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다"며 "그런데 야권, 특히 보수 야권은 분열돼 이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 힘 있고 믿음직스러운 보수, 새로운 보수의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민생경제와 국가안보를 되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바른미래당에 탈당원서를 제출했고,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면담했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의 복당에 대해 "인적쇄신을 하는 것도 통합을 위한 것이고,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다른 당에 있는 분들을 받아 들이는 것도 통합을 위한 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우파가 마음고생을 하고 어려운 시기를 지냈는데, 이제는 정말 쇄신하고 전열을 가다듬어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하겠다"며 "2년 동안 당을 떠나 있어 함께 하지 못했는데, 밀린 숙제들을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복당으로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탈당 릴레이가 본격화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 측에서는 바른미래당에서 5~6명이 더 넘어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내 새누리당 출신 등 탈당설이 제기돼온 의원들은 현재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거나 추가 탈당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2월말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를 전후로 야권에서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에 이어 후속적으로 (의원들이) 탈당할 것 같지 않다"면서도 "두세명 정도 지방선거 이후 당내 정체성이나 내부적 생각이 다른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유 의원의 경우 새로운 보수, 개혁적 보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냐에 대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명확하다"며 "(유 의원이) 이학재 의원처럼 탈당 후에 한국당에 입당하는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른미래당 안에서 방향성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고, 야권의 정계개편의 틀 속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실개혁과 미래를 뒤로 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정보위원장 자리는 반납하는 게 도리"라며 "상임위원장 자리는 놓고 가야 한다. 그 자리는 원구성 협상을 통해 우리 당이 확보했고 당이 이학재 의원에 잠시 임무를 맡겨서 행사하는 자리"라고 했다. 이 의원이 맡고 있는 정보위원장 자리를 바른미래당에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전날 손학규 대표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만, 절이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들고 가는 건 법에 없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의원의 한국당 복당 기자회견장에서도 바른미래당 관계자들이 정보위원장 자리를 내놓고 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위원장을 놓고 가라", "역시 박근혜 비서실장답다", "친박철새", "자한당의 장물아비냐. 왜 남의 당 것을 갖고 가느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를 인용, "본래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놓고 가라"고 했다.

이 의원은 현재 과거 권성동 의원(당시 법제사법위원장), 김영우 의원(국방위원장) 등이 상임위원장을 내놓지 않은 채 한국당에서 나와 바른정당에 합류한 전례를 들어 상임위원장직을 유지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상 상임위원장직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이 의원이 스스로 사임하지 않으면 정보위원장직을 유지하게 돼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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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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