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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양혜규·정금형·정희민·유귀미… 지금 런던은 ‘K미술’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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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곳곳서 한국작가 개인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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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사우스뱅크센터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양혜규 개인전 ‘윤년' 전시 전경.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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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지금 K미술이 장악했다. 양혜규, 정금형 등 한국 대표 작가들뿐 아니라 정희민, 유귀미 등 30대 신진 작가들까지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이 개막했다. 런던에서 만난 국내외 미술 관계자들은 “유럽 미술의 수도에서 역대 어느 해보다 한국 작가들이 빛나고 있다”며 “중진과 신진 작가들이 고루 활약하고 있다는 게 특히 주목되는 현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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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진영


설치미술가 양혜규(53)는 런던 사우스뱅크센터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개인전 ‘윤년’을 열고 있다. 영국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서베이 전시(작가의 예술 세계를 탐구하는 전시)로, 2000년대 초반부터 신작까지 작품 120여점을 5개 전시관에 꽉 채웠다. 그의 이름을 국제무대에 처음 각인시킨 ‘창고 피스’(2004), 외할머니가 살던 인천 폐가에서 연 국내 첫 전시 ‘사동 30번지’(2006), 작곡가 윤이상의 삶과 음악에서 영감 받은 신작 ‘윤에 따른 엇갈린 랑데부’(2024)까지 20년 작품 세계를 총망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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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 신작 '윤에 따른 엇갈린 랑데부'(2024)가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 전시된 모습. 윤이상의 오보에와 첼로를 위한 이중협주곡 ‘견우와 직녀 이야기’에 맞춰 조명이 움직인다.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Hayward Gallery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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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관심을 모은 신작은 윤이상의 오보에와 첼로를 위한 이중협주곡 ‘견우와 직녀 이야기’에 맞춰 대형 블라인드를 비추는 조명이 움직인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윤이상을 오랫동안 정치적 인물로만 알았을 뿐 정작 음악적 견해를 몰랐다는 걸 깨닫고 음악가로서의 그를 탐구했다”며 “음악과 빛의 조화는 처음 시도한 것”이라고 했다. 융마 헤이워드 갤러리 수석 큐레이터가 진행한 전시에 대해 그는 “나쁘지 않다. 거의 만족에 가깝다”며 “갤러리 측에 거의 모든 것을 맡기다시피 하고 ‘손을 뗀 것’에 이번 전시의 의의를 둔다”고 했다. 내년 1월 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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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현대미술관(ICA)에서 열리고 있는 정금형 개인전 '공사 중' 전시 전경. /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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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모던 터바인홀에서 9일 개막한 이미래(36) 개인전<본지 10일자 A16면>은 올해 한국미술의 가장 성대한 경사로 꼽힌다. 지난 2022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이미래와 함께 참여했던 설치미술가 정금형(44)은 런던현대미술관(ICA)에서 개인전 ‘공사 중’을 12월 5일까지 연다. 몸을 활용해 퍼포먼스를 펼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조각과 피규어, 비디오 설치물을 통해 인간과 기계 사이의 기묘한 관계를 탐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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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런던 지점에서 열리고 있는 정희민 개인전 'Umbra' 전경.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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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민, 'Scattering Vanishing Notknowing Between Open Lips'(2024). /타데우스 로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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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명문 화랑들은 한국의 30대 신진 작가들도 발굴했다. 타데우스 로팍 런던 지점에서는 정희민(38) 개인전 ‘Umbra’가 11월 20일까지 열린다. 디지털 이미지를 회화와 조각으로 변환하며 물질의 잠재성을 탐구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 장례 의식인 ‘초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차세대 한국 작가 발굴에 적극적인 타데우스 로팍 대표가 영입한 첫 전속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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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민 레시 갤러리 런던 지점에서 열리고 있는 유귀미 개인전 ‘Unwind’ 전경. /알민 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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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와 서양화를 결합한 독특한 회화 스타일을 선보이는 유귀미(39)는 알민 레시 갤러리 런던 지점에서 개인전 ‘Unwind’를 열고 있다. 런던 유학을 마친 뒤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그는 이민자이자 여성으로서 느낀 고립감을 파스텔톤의 몽환적 회화로 풀어냈다. 11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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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서펜타인 앞마당에 조성된 건축가 조민석의 파빌리온 ‘군도의 여백’. © Mass Studies. Photo: Iwan Baan. Courtesy: Serpen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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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도심 켄싱턴 가든 내 서펜타인 앞마당에 조성된 건축가 조민석(57)의 파빌리온 ‘군도의 여백’도 27일까지 볼 수 있다. 서펜타인 갤러리가 매년 조성하는 파빌리온의 첫 한국인 설계자로 선정돼 주목받았다.

[런던=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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