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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항공기로 초고층 빌딩 공격”…하마스, 텔아비브판 9·11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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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작년 10월7일 하마스 기습공격으로 인질로 끌려간 시민들의 사진이 지난 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 기념관에 마련돼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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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에 사상 초유의 대규모 인명 피해를 안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당초 이스라엘을 향해 9·11 테러를 연상케 하는 대규모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YT와 WP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가자 전쟁 중 하마스 지휘소에서 찾아낸 59쪽 분량의 하마스 전자 기록과 서류에는 하마스가 9·11 테러와 비슷한 방식으로 테러를 계획한 정황이 담겼다.

2022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작성된 이 문서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앞두고 하마스 정치 및 군사 지도자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의 10개 비밀 계획 회의의 의사록과 서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서에 따르면 하마스는 몇 년 전부터 항공기를 동원해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의 고층 빌딩을 무너뜨리는 공격 등을 계획했다. 기차, 선박, 심지어 말이 끄는 전차를 이용한 공격도 계획했다. 목표물에는 쇼핑몰과 군사 지휘 센터, 텔아비브의 최고층 빌딩인 49층짜리 아즈리엘리 타워 등이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이 찾아낸 문서에는 동원할 수 있는 공격 옵션과 이에 대한 설명 및 그림 설명도 곁들여졌다. 그러나 하마스는 타워를 무너뜨릴 능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 계획은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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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도로에 설치된 광고판에 왼쪽부터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살해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혁명수비대 장군 아바스 닐포루샨의 모습이 담겨있다. 광고판에는 "우리는 악인에게 반드시 형벌을 가할 것입니다"라는 이슬람 쿠란 구절이 써져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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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는 애초 2022년 가을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작전명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실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란과 헤즈볼라를 설득해 공격에 끌어들이기 위해 실행 시기를 늦췄다.

2021년 6월 당시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 등이 이란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는 수백만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 및 1만 2000명에 달하는 무장대원 훈련 지원 요청이 포함돼 있다.

신와르와 다른 5명의 하마스 관리는 서한에서 2년 안에 이스라엘을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라면서 “단 1분의 시간과 한 푼의 지원금도 낭비하지 않고 신성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쓰겠다”고 서약했다. 하마스 지도부는 이 서한을 통해 이란이 꺼려온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유도하려 했을 것으로 이스라엘 관리들은 보고 있다.

이란과 헤즈볼라 측은 원칙적인 지지의 뜻을 밝혔지만 이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마스는 결국 작년 10월7일 이란과 헤즈볼라의 지원 없이 무장대원 3000명을 동원해 독자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헤즈볼라는 가자전쟁 발발 하루 만에 이스라엘과 교전을 시작했고, 이란은 올해 4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021년부터 2년간 이스라엘과의 주요 충돌을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하마스가 평온하다는 인식을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심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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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 발라의 해변을 따라 설치된 난민 텐트./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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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 없이 기습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사상 최대 피해를 입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 1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해 10월 27일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한 이스라엘군은 지난 1월 말 남부 칸 유니스의 하마스 사령부를 수색하던 중 발견한 컴퓨터에서 이 문서를 찾아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이 문서들을 지난 1일 감행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재보복 결행을 앞두고 공개했다.

이 문서를 검토한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는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유대 민족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이란을 이스라엘과 직접적인 충돌 국면으로 끌어들이려 했다”고 말했다.

WP는 문서의 진위를 입증할 수는 없지만, 그 내용은 하마스의 장기 계획과 이란과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미국 및 동맹 세력의 정보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전했다. NYT는 또한 이스라엘군이 이 문서를 ‘진짜’로 결론지었다는 별도의 내부 문서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이에 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고 하마스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와 헤즈볼라는 회의록에 나오는 내용을 부인했다. 이란 대표부는 “모든 계획, 의사 결정 및 지휘는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군사 조직에 의해 단독으로 실행됐다”며 “이를 이란이나 헤즈볼라와 일부 또는 전부 연결하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으며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대변인도 CNN 방송에 “순교한 지도자 나스랄라가 말했듯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10월 7일에 실행한 ‘알아크사 홍수 작전’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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