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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하루 10억 개 택배 배송’, 알리바바 차이냐오(菜鸟)가 이끈 10년 간의 물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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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타오바오의 1만억 위안 판매액 달성에는, 뒤처진 물류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알리바바 마윈(马云) 회장은 2011년에 개최된 물류 파트너 발전 대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같은 해 알리바바는 솽스이 쇼핑 페스티벌을 통해 52억 위안(약 8,500억 원)의 판매액을 달성했지만, 2,200만 건의 택배물을 각 택배회사가 제때 처리하지 못해 이른바 ‘빠오창(爆仓, 물류창고의 과부하 현상)’ 사태를 겪었다. 주문 상품의 대부분이 지연되고 2~4일이면 받을 수 있는 택배물의 배송이 일주일 혹은 한 달을 넘기며, 소비자들의 원성은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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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오창(爆仓)/플래텀 정리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국 물류업계는 다방면에서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초기에는 쇼핑 페스티벌 이후 매번 빠오창이 발생했지만, 그 발생 빈도가 서서히 줄어들었다. 마침내 2018년 솽스이 10주년 행사를 맞이한 중국 택배업계는 하루에 10억 건의 택배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루 10 택배물량의 시대

2018년 11월 11일 23시 18분 09초, 2018년 ‘티몰 솽스이 쇼핑 패스티벌’의 택배 물량은 10억 건을 넘어섰다. 자료에 따르면 솽스이로 인한 택배 건 중 약 11억 건이 제때 배송을 완료했으며, 그중 우선 배송된 1억 건의 택배는 평균 배송 시간이 2.6일로 작년에 비해 5시간, 5년 전에 비해 6.5일 빨라졌다.

이런 성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중국 전자 상거래 플랫폼과 택배물류회사는, 더 좋은 물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했다. 예를 들어, 빠오창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알리바바는 2013년, 인타임그룹(银泰集团), 푸싱그룹(复星集团), 중국 메인 택배회사 순펑택배(顺丰速运)등과 같이 차이냐오 네트워크(菜鸟网络, 이하 차이냐오)란 회사를 설립했다. 알리바바는 이를 통해 ‘중국 국가 스마트 물류 기간망(国家智能物流骨干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 알리바바 장융(张勇)의 CEO는 “스마트 물류 기간망의 모든 물류 요소들이 디지털화된다면, 물류 산업 전체의 재구성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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솽스이 10년 판매액 및 택배물량 데이터/플래텀 정리

물류업신입 차이냐오가 일으키는 혁명

차이냐오는 중국어로 ‘초보자’, ‘신입’이란 뜻이다. 알리바바가 자사의 물류 네트워크 회사의 이름을 차이냐오라고 붙인 것에는, 자신을 낮추려는 의미도 일부 들어있다. 차이냐오는 설립 초기부터 징동닷컴의 자체 물류사와 자사를 구분하여, ‘우리는 인터넷 회사지, 물류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해왔다. 실제로 차이냐오는 물류 플랫폼 사업을 하지만, 택배 배송을 직접 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중국 내 24시간 배송, 해외 72시간 내 배송’이라는 비전을 향하여 기술 협력을 통해 글로벌 물류 기간망을 마련하고 있다.

차이냐오의 설립은 솽스이 물류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13년 알리바바 솽스이 판매액은 350억 위안(약 5조7,200억 원)에 달했고 1.52억 건의 택배물량이 발생했다. 모두가 또 빠오창이 발생할거라 예측했지만, 택배가 평소보다 하루 이틀 늦게 온 경우는 있어도 대규모 빠오창은 발생하지 않았다.

2014년 5월 차이냐오가 전자송장 플랫폼을 출시한 후, 과거 5%에 불가했던 중국 내 전자송장 사용율은 2018년 80%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양의 택배물을 처리하더라도 전자송장을 사용하면 30%의 인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송장 프린터 속도도 4~6배 빨라진다. 이에 더해 2014년 7월에는 차이냐오가 주소록 데이터 베이스를 커뮤니티(한국의 ‘동’과 비슷한 행정구역)까지 업데이트하고 WMS 자동화 창고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술 적용 후, 2014년 알리바바 솽스이의 판매액은 571억 위안(약 9조3,336 억 원)으로 올라갔고 이와 동시에 택배 물량도 2.87억 건으로 늘어났다.

2015년, 솽스이를 기획한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알리바바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그 중 가장 강조한 것이 ‘국제화’다. 그해 알리바바의 솽스이는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로 개명해서 글로벌 ‘크로스보더(cross border, 跨境)’ 비즈니스를 중점적으로 발전해나갔다. 당시 설립 2년이 된 차이냐오도 이 업무를 5대 혁신발전 전략 중 하나로 강조했다. 이처럼 중국 물류택배 산업과 전자상거래는 긴밀하게 관계 맺으며 발전해왔다. 2015년 솽스이 판매액은 912억 위안(약 14조 9천억 원)으로 올라갔고 택배물도 4.67억 건으로 늘어났다. 더불어 전세계 232개국에서 거래가 이루지는 실적도 만들어냈다.

2016년 3월 28일에는 전자상거래 물류서비스체험을 최적화시키기 위해 알리바바가 중국 여러 민영 택배회사와 같이 ‘차이냐오 연맹(菜鸟联盟)’이라는 조직을 설립했다. 챠이냐오 연맹은 빠른 배송 서비스 제공 외에 지정 일시 배송, 야간 배송, 반품배송 예약 등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솽스이때 알리바바는 1,207억위안 (약 19조 7,298억 원)의 판매액을 만들어냈다. 차이냐오 플랫폼을 통해서 처리된 택배물은 6.57억 건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1억 건 택배의 배송 완료 시간은 3.5일로 줄어들었다.

신유통 스마트 물류

2016년 마윈 회장이 ‘신유통’이란 개념을 제시한 후에 2017년은 신유통의 원년(元年, 첫해)라고 불리게 됐다. 신유통은 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체험 그리고 물류를 심도 있게 융합한 새로운 판매 방식이다. 또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제품, 채널 순으로 중요도를 재구성한 유통 형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2017년 알리바바 솽스이 쇼핑 페스티벌에서는 중국 국내외 약 100만 개 상점들이 참여해 온라인 및 오프라인의 벽을 허무는 쇼핑 이벤트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은 언제든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는 신유통 소비를 체험하게 됐다. 그해 솽스이 하루의 판매액은1682억 위안(약 27조 4,942억 원)에 달했다. 전세계 225개국 소비자들이 참여하며, 167개 상점의 일 판매액은 억 위안을 넘었다. 8.12억 건의 택배물도 발생했다.

신유통이라는 배경 아래, 물류업도 ‘스마트 물류’로 업그레이드됐다. 스마트 물류란 정보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의 전 과정을 시스템화하는 것을 가리킨다. 스마트 물류의 3가지 특성은 빅데이터를 통한 물류 생태계 시스템 최적화, 인공지능을 통한 무인 배송, 기술을 활용한 창고 관리 운영 효율 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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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시스템의 스마트화/플래텀 정리

차이냐오가 실현하는 물류 구조는 창고 관리 자동화 및 배송 무인화를 실현하는 동시에 빅데이터로 전체 물류 시스템의 조율과 공급 시너지 효과를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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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냐오 스마트 물류의 구성/플래텀 정리

자동화 물류 창고

2017년 8월, 차이냐오는 중국 광둥성(广东省) 훼이양(惠阳)에 로봇 물류창고를 오픈했다. 로봇 물류창고 내에 설치된 고속 분류기는 매시간 최대 15만 개 택배물을 분류할 수 있으며,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100만 건이 넘는다. 무인운반차(AGV)의 사용 역시 창고의 효율을 크게 높였다. 수동 작업으로는 창고 하나를 나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10분이었지만, 무인운반차를 이용한 후에는 2분으로 운반 시간이 단축됐다. 스마트 물류 창고에서는 기존 대비 약 20%의 업무만 수동으로 처리하면 된다. 현재 로봇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은 백 명정도 되는데 이는 전통적인 창고의 5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로봇은 배터리 충전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에 20시간 동안 연속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창고의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무인운반차 외에 차이냐오 로봇 물류창고에선 로봇팔, 흡반 로봇 등 선별 작업용 로봇을 사용한다. 또한 화물 식별용 AR 안경, 창고 스마트 순찰 드론 시스템도 개발했다.

동영상: 차이냐오 물류센터 전경

무인화 배송

2015년 말 차이냐오는 E.T. 물류실험실을 설립해서 기술로 중국 택배물류업의 발전을 끌어내고자 했다. 2016년 초 E.T. 물류실험실은 배송로봇 ‘라스트 마일’의 개발에 착수했고, 2016년 9월에 1세대 차이냐오 샤오G(菜鸟小G)를 런칭했다. 그리고 2017년 9월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와 사무실 자리까지 배송해주는 2세대 샤오G를 만들었다. 이어서 2017년 11월에는 시외 도로에서도 배송이 가능한 샤오G플러스(菜鸟小G Plus)를 출시했다. 샤오G플러스는 100kg의 물량을 운반이 가능하며 한 번에 소형 택배물 200건을 운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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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냐오 라스트 마일 배송로봇/플래텀 정리

빅데이터를 활용한 물류 시스템 최적화

물류 빠오창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 차이냐오는 솽스이 쇼핑 페스티벌의 전 과정에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했다. 준비 단계에선 예년의 데이터로 분석 모델을 만들어 사전 예측을 시행하고 재고관리, 운수경로 및 배달 네트워크 배치를 최적화 세팅해 넣었다. 예를 들어, 소비자 쇼핑 데이터를 분석한 후에 가까운 창고에선 해당 인기 상품을 준비해 두는 식이다. 심지어 물류 차량 배송 중에 최적 이동 경로 실시간 추천 안내까지 가능해졌다.

차이냐오가 사용하는 데이터는 알리바바 계열사 제공하는 데이터 외에 소비자 물류데이터, 판매자 정보, 물류회사 및 기상청 등 공공기관 데이터까지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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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냐오 활용하는 데이터 / 플래텀 정리

즉시물류(即时物流) 새로운 물류배달 형태

신유통 흐름에 따라 허마셴셩(盒马鲜生), 징동 세븐프레시(京东7Fresh), 쑤닝샤오띠엔(苏宁小店) 등이 ‘매장 주변 3km 생활권’을 만드는 동시에 주문 후 30분 내에 반드시 배달을 완료하는 ‘즉시물류’ 서비스도 마련했다. 즉시물류란 소비자의 요구에 즉시 반응하는 물류 서비스를 가리킨다. 특히 음식 배달에 이 즉시물류 서비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2018년 4월에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 어러머(饿了么)를 전액 인수한 후, 10월에 산하 O2O 플랫폼인 커우베이(口碑)와 합병시켜 로컬생활서비스 회사를 만들었다. 따라서 어러머 배달원이 음식물뿐 아니라 꽃, 일용품, 상업 문서 등도 배송해 줄 수 있게 됐다.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중국 즉시물류 사용자 수는 3.55억 명 규모다. 이 시장이 더 커진다는 전망 하에 알리바바와 전통 물류회사들도 즉시물류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배송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보완해 이용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편의점 취급, 스마트 택배보관함, 사무공간집사 서비스 등 물류배달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

데이터에 의하면 2014~2017년 중국 사회 물류 총비용이 GDP에 차지하는 비율은 16.6%에서 14.6%로 떨어졌지만 선진국의 10%와 비하여 아직 높은 편이다. <상업 무역 발전 13.5계획(商贸物流发展“十三五”规划) >에서는 2020년까지 중국 도소매기업 물류비용 비율을 7%로 인하하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간 중국 전자상거래와 같이 발전해 온 택배물류업은 앞으로도 더 많은 기술 투입을 통해 시장의 니즈를 맞춰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물류 산업의 발전뿐 아니라 ‘신제조(新制造)’ 혁명이 일으키는 사회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글: 황보현(selene@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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