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 의회 총회 연설에서 "우리(EU와 영국)가 성사시킨 협상은 가능한 최선의 것이다. 재협상을 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달 EU와 영국이 타결한 합의문에 대해 영국 의회의 비준 동의를 받지 못한 메이 총리의 무능력에 놀랐다"고 비판했다. 앞서 영국과 EU는 마라톤 협상 끝에 지난달 22일 브렉시트 이후 무역, 안보 관계 등에 관한 ‘미래관계 정치선언’ 초안에 합의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18년 12월 1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 의회 총회에서 말하고 있다. /메트로 |
융커 위원장은 "다만 브렉시트 (합의내용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추가 해석을 제공할 여지는 있다"며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을 둘러싼 쟁점인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를 거론했다.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아일랜드는 EU에 각각 남을 예정이다. 영국 강경파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EU는 북아일랜드도 EU 관세동맹에 포함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해왔다. 이와 관련, EU와 영국은 지난달 타결한 합의문에 하드 보더에 관한 합의를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남기는 ‘백스톱(안전장치)’을 추가했다.
융커 위원장은 "우리는 ‘안전장치’를 사용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준비는 해야 한다"며 "이는 합의의 전체적인 일관성을 위해 필요하고, 영국과 아일랜드에도 필요하다. 아일랜드는 절대 홀로 남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나는 오늘 저녁 벨기에 브뤼셀에서 테리사 메이를 만날 것"이라며 "나는 우리가 갖고 있는 브렉시트 합의가 최선이며 유일한 거래라고 확인한다. 재협상의 여지는 없지만 추가적인 해석은 가능하다"고 썼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전날 11일로 예정됐던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안 투표를 전격 연기했다. EU 최고 사법기관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영국은 EU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도 브렉시트 결정을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후 의회에서 브렉시트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 의회의 비준 기한은 내년 1월까지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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