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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호기심에 날린 풍등 때문에"…경찰, 스리랑카인 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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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경찰서는 고양 저유소 사고 피의자인 스리랑카 국적의 남성 A(27)씨에 대해 중실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34분쯤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풍등(風燈)을 날려 불이 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실화 혐의는 말 그대로 중대한 과실로 불을 낸 혐의가 있다는 뜻이다. 형법 상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경찰은 A씨가 풍등이 떨어진 장소가 기름을 보관해두는 저유소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점을 감안해 중실화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 폭발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휘발유와 저유시설 등 약 43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조선일보

지난 8일 오후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지에 불을 낸 혐의로 20대 스리랑카인이 긴급 체포됐다. 사진은 이날 체포된 스리랑카인 27살 A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경기 고양경찰서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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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32분쯤 저유소 인근 터널공사장에서 지름 40cm, 높이 60cm 크기의 풍등에 불을 붙여 날렸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인근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캠핑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을 주워 날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호기심에 풍등에 불을 붙였는데 손을 쓸 시간도 없이 순식간에 하늘로 상승했다"며 "풍등이 저유소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을 지켜봤는데 잔디에 불이 붙은 것을 몰랐다. 불이 붙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돌아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날린 풍등은 고양 저유소 휘발유탱크 옆 잔디에 떨어지며 불이 붙었다. 경찰은 이 불씨가 저유탱크 유증환기구를 통해 들어가며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고양서는 이날 화재 현장 주변 CCTV 장면을 공개했다. CCTV에는 고양저유소에서 약 300m 떨어진 공사 현장에서 풍등이 날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이어 한 근로자가 당황한 듯 황급히 저유소 방향으로 뛰어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A씨가 풍등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쫓아온 것이다.

풍등이 떨어진 잔디밭에서는 연기가 나기 시작했고 불은 탱크(직경 28.4m×높이 8.5m의 원통형)의 유증 환기구를 통해 내부로 옮겨 붙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54분쯤에는 탱크의 폭발로 상부 지붕이 날아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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