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2 (토)

목포, 제주 4·3에 손 내밀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31일 개막하는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에서 4·3 희생자 진혼제

“목포형무소 수감 중 수백명이 억울하게 숨진 뒤 묘비만 남아”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남 목포가 제주 4·3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극단 갯돌과 세계마당아트진흥회는 오는 31일부터 3일 동안 전남 목포시 죽교동 유달예술타운 일원에서 올해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 축제는 민간단체가 기획해 추진하는 순수공연예술축제다.

올해 축제는 ‘도시의 꿈’이라는 주제로 개막과 폐막 놀이를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놀이패 신명의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 악단 광칠의 콘서트 ‘복을 파는 유랑극단’, 극단 마루한의 인형극 ‘꼬마장승 가출기’ 등 국내 40여개 작품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외에서는 라오스 코트디부아르 볼리비아 중국 아제르바이잔 몽골 등 7개국의 예술패가 음악과 마임을 선보인다.

이번 축제에선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목포로컬스토리가 관심을 끈다. 이 특별공연은 옛 목포형무소의 제주 4·3 희생자 진혼제, 영화 <1987>의 연희네 슈퍼 거리공연, 1954년 준공한 경동성당의 시민야외극, 국도 1호선의 괜찮아마을 청년들이 꾸미는 파티공연, 1979년 건립한 서산노인당의 낭만 콘서트 등으로 짜여진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중 제주 4·3 진혼제는 서산동 옛 목포형무소 뒷산인 석산에서 진행한다. 이곳은 1948년 4·3과 관련해 수감된 제주도민 671명 중 수백명이 이듬해 탈옥사건에 얽혀 집단으로 총살당해 암매장된 곳으로 추정된다. 70년이 지난 현재도 이곳엔 이름 없는 묘비가 주인 없이 방치돼 있다. 목포시민들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억울하게 죽어간 4·3 희생자의 넋을 달래기 위해 진혼제를 마련했다. 이 제의에는 목포형무소 수형 제주 4·3 희생자 유가족 대표단을 비롯해 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김영철 이수자, 제주 놀이패 한라산, 김경훈 시인, 제주4·3평화재단 등이 참여한다.

손재오 예술감독은 “시민들이 특별공연을 통해 목포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까지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국내외 공연의 장소는 차 안 다니는 거리에서 유달예술타운으로 옮겨 집중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 [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