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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으로 설렁탕 1그릇도 못 먹어” 주말 ‘빗속 집회’ 모인 2만여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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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폭등 못 살겠다, 최저임금 인상하라!”

“노조 탄압 중단하고 노동 기본권 보장하라!”

한 주간 이어진 때 이른 폭염 끝에 내린 비로 기온이 뚝 떨어진 주말, 서울 도심에선 노동자 2만여명이 모여 최저임금 1만원 적용과 노동 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빗 속 집회를 벌였다.

세계일보

2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전국 노동자 대회'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2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약 1만2000명이 우비를 입고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서울역 방면과 경찰청 앞 교차로 방면으로 나뉘어 용산구 남영역 삼거리 인근까지 행진한 뒤 집회를 마쳤다. 집회가 끝난 뒤에는 대통령실 청사 방향으로 행진했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고 있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이뤄진 최저임금위는 지난달 21일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를 하고 있으며 업종별 구분 여부 등이 쟁점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 입장과 함께 업종별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노동계는 차등적용이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노동계는 숙원의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올해도 요구하고 있다.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에게도 최저임금을 확대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해서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으로 1만원까지 140원 남았다.

세계일보

2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전국 노동자 대회'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경제위기의 책임도, 자영업자 어려움의 원인도 모두 최저임금에게 뒤집어 씌우던 자들이 이제는 최저임금마저 차별하자고 한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강요하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정인용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최저임금 1만원은 쟁점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모든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을 한 축으로, 그리고 화물노동자의 안전운임제와 같은 노정협약 임금을 한 축으로 삼아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쟁취하자”고 말했다.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남서울지부 김정훈 지부장은 현장 발언을 통해 “지금도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지만 윤석열 정부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이야기하며 최저임금마저도 차별하고 깎으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송은옥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 지부장은 “의정 갈등 속에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고 병원 노동자들의 피해도 현재 진행형”이라며 “의사들은 지금 당장 집단 진료 거부, 집단 휴진을 멈추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송 지부장은 “병원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적정수준의 보건의료 인력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바로 이것이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한 올바른 의료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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