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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의술인술]C형 간염, 예방 백신 없지만 완치 가능한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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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0월20일은 ‘간의날’이다. 간의날은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성산 장기려 박사가 1959년 국내 처음으로 간암 환자에게 대량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한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매년 간의날이 되면 대한간학회는 간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고,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간질환의 약 80% 이상이 간염에서 발생한다. 가장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간염은 크게 A형, B형, C형으로 분류되며 각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예방과 치료법이 다르다.

A형은 대부분 발병 이후에 면역이 생겨 재발하지 않지만, B형과 C형은 만성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A형, B형과는 달리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C형 간염은 최근 2년 사이 병원 내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집단 감염사태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세간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데 초기 증상은 식욕 감퇴, 피로감 등으로 미미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C형 간염은 또 감염된 지 20~30년 지나 간경변이나 간암 등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빈번해 만성화되기 쉽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만성화되기 쉬운 C형 간염에 대해 국가 검진 도입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끝에 정부가 지난 6월부터 C형 간염 관리체계를 ‘전수감시’로 전환하여 관리 강화에 나섰다. 또한 올 한 해 동안 생애전환기 검사에 C형 간염 검사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C형 간염 환자 관리를 적극 실시하고 있다.

과거 C형 간염은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에 속했다. 치료에 사용되던 인터페론 주사제는 복용의 불편과 더불어 부작용, 내성이 큰 문제였다. 치료기간도 약 1년으로 길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치료비에 부담을 느꼈고, 치료 효과도 60% 수준에 불과해 치료에 아쉬움이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바이러스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DAA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변하면서 환자들의 복용이 편리해졌고, 치료기간은 약 12주까지 줄어들었다. 치료 효과도 낮게는 90%부터 높게는 100%까지 나타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정부 차원에서 강화하고 있는 C형 간염에 대한 관리와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다양한 치료제들의 등장으로 C형 간염은 이제 치료가 어려운 질병에서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 됐다.

특히 간염에 가장 위험한 40~50대 중년 세대라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C형 간염을 체크하고, 질병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문신이나 피어싱 등 비위생적인 주사 약물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고, 면도기나 손톱깎이 등을 따로 사용하는 등 개인 위생에 신경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준혁 |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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