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높은 수익률로 인기가 치솟았던 #[브라질] 투자에 암운이 드리웠다. 작년에 이어 또다시 대통령 탄핵 이슈가 불거지면서 브라질 채권과 주식 가격은 물론 헤알화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불과 수주전까지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던 상황에서 맞은 날벼락이다.
다만 최근 헤알화를 끌어내린 요인이 정치적 이슈인 데다 브라질의 개혁 기대감은 여전해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반면 브라질 금융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과도하게 맹신하지 말라는 경고도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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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뇌물 스캔들이 터지면서 브라질도 탄핵 정국에 휘말렸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후 남은 잔여임기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해왔다.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탄핵 이슈가 다시 불거진 것이다.
24일(현지시간)에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테메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가 시위가 벌어졌다. 여느 금융시장이 그렇듯 브라질도 지난 주말 주식과 환율, 채권값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혼란에 빠졌다.
그간 브라질 시장은 원자재 가격 반등과 넉넉한 글로벌 유동성 덕분에 가장 주목받았고 특히 금리 인하 정책과 맞물려 채권값이 크게 올랐다. 국내에서도 브라질 채권 투자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탄핵 이슈로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안 등 각종 개혁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그러면서 채권과 주식값이 크게 하락했다. 헤알화 하락까지 겹쳐 환 손실까지 더해진 상태다.
지난 17일 브라질 금융시장에서 브라질 10년물 금리는 1.76%포인트나 급등했고 헤알화는 7.5%나 하락했다. 브라질 주식시장의 보베스파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인 8.8%나 빠지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 맷집 세져 펀더멘털엔 큰 영향 못 줘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는 과거 브라질 채권이 겪었던 위기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과거 호세프 대통령 탄핵 때처럼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경제 상황은 당시보다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워낙 수익률이 높았던 탓에 연초 이후 브라질 채권 수익률은 여전히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다.
KB증권은 "테메르 대통령의 무혐의가 입증되면 금융시장도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고, 설령 탄핵으로 이어질 경우에도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시장 우호적인 인물이 당선되면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도 "2013년이나 2015년과는 달리 브라질 경제가 회복되면서 맷집이 좋은 상황"이라며 중기적인 정치 변화를 지켜보면서 분할 매수를 권고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3월 브라질에서 수출한 육류의 부패 문제가 이슈화된 바 있지만 잠잠해진 사례에 비유하면서 대통령 탄핵 가능성으로 경제 지표들이 하루아침에 망가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브라질에 대한 신용도 전망이 바뀔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 정치 불안 지속 시 부정적 영향 불가피
다만 정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일단 방어적인 접근을 주문하는 곳도 늘고 있다.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이 불가피한 데다 일부에서 우려했던 대로 환 변동 위험이 또다시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브라질 금융시장 강세를 이끌어온 경기 모멘텀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브라질 경기 모멘텀과 정책 기대감이 2분기 안에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트럼프 변수나 기준금리 인상 등 글로벌 금융시장 교란 요인도 브라질에 비우호적"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위험 선호가 낮은 투자자의 경우 가격 반등 시 매도에 나서고 위험 선호가 크더라도 시차를 둔 분할 매수를 권고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주식 역시 탄핵 스캔들을 계기로 정책 기대감을 반영한 프리미엄이 축소될 수 있다"며 "2분기 이후 브라질의 기업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비중축소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도 "테메르 대통령이 현직을 고수하더라도 정치 불안과 함께 경제개혁 지연 등으로 그간 회복국면을 보였던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취약 신흥국들의 불안요인까지 가세하면 신흥국 전반에 대한 시각이 악화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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