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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한 물 간 줄 알았는데"…'가성비 와인'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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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시장 양극화…직소싱으로 '가성비'
편의점서 100만원대 와인 판매
"가성비로 와인 성수기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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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사진-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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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체들이 해외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직수입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엔 와인수입사 등을 통했다면 유통마진을 제거하고 고품질 와인을 가성비 있게 판매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와인애호가들은 물론 한동안 시들했던 와인 수요를 다시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직소싱 9900원

업계 등에 따르면 이랜드킴스클럽은 최근 9900원에 와인을 판매하는 '모두의 와인 플러스'를 론칭했다. 기존 '모두의 와인'에서 와인 종류를 늘리고 와인 신흥강국 와인을 단독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세계의 유명 와인 평론가들의 높은 점수, 글로벌 와인 커뮤니티 비비노(Vivino)에서 4.0 이상의 높은 평점을 받는 와인만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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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랜드


저렴한 가격의 비결은 '이랜드팜앤푸드'를 통한 직소싱이다. 와인 수입사 등 중간 유통 마진을 제거하고, 연간 물량을 계획하는 대량 유통체계를 마련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모두의 와인 플러스가 이번에 처음 출시한 와인은 포르투갈의 레드 와인이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최대 와이너리 '까사 산토스 리마'의 '컨피덴셜 리제르바', '포르티시모', '퀴드 프로 쿠오', '트레디셔널 레드 블랜드' 등 4종이다.

포르투갈은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생소한 와인수입국이다. 국내 주요 와인 수입국은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칠레 등이 이다. 이랜드킴스클럽 관계자는 "와인 양극화 속에서 소비자의 새로운 산지, 새로운 맛, 신 품종 등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오히려 늘면서 신흥국의 와인 수요가 증가했다"며 "포르투갈, 뉴질랜드, 남아공처럼 와인 시장의 새로운 신흥 강국들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내 100만원 VS 1만원대

편의점 업계에서는 100만원대 고급 와인부터 1만원대 가성비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들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은 코로나 이후 새로운 와인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편의점 업계는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을 선보여 와인 애호가들은 물론 대중적인 와인 판매 채널로 확실하게 자리잡겠다는 생각이다.

CU도 이랜드킴스클럽과 마찬가지로 직소싱을 통해 가성비 와인 수요를 노리고 있다. CU는 지난달 말 스페인 와이너리인 '쿠네'와 협업해 'mmm!(음!) 쿠네'를 1만5900원에 론칭했다. 이번 와인은 지난 2021년 1만원 미만의 와인 브랜드로 출시한 'mmm!'의 일환이다. 내달엔 이탈리아 대표 와이너리인 칸티에서 공수한 'mmm! 모스카토'를 9900원에 출시할 예정이다.

CU에 따르면 와인 담당 MD가 올해 1월부터 글로벌 박람회들에 참가해 다양한 와인 원액을 시음하고 블라인드 테스트 등을 통해 와이너리를 선정했다. 이후 현지에 방문해 원액 선정, 운반, 통관 등의 상품 기획 및 협상 과정을 통해 가성비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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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세븐일레븐 그랑크뤼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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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관계자는 "연말 시즌이 다가오면 와인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와인에 게임 등을 콜라보하거나 가성비 있는 시그니처 브랜드 신제품을 출시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세븐일레븐은 10월 한 달 동안 100만원대의 그랑크뤼 1등급 와인을 선보이기로 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가장 유명한 등급인 메독 그랑크뤼 1등급 와인 '샤또 마고2021'과 '샤또 오브리옹2021' 등 2종을 판매한다. 또 그랑크뤼 3~5등급의 와인도 선보인다. 다만 고가 와인인 만큼 매장의 발주 여부에 따라 점포당 1~2병을 입고한다.

이를 통해 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고급 와인 수요를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세븐일레븐이 취급하는 와인 종류수는 2022년 200여 종에서 현재 240여 종으로 늘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코로나 19 이후 와인 유통 흐름이 백화점, 마트에서 편의점으로 바뀌었다"며 "편와족(편의점 와인 구매족)에게 최고 와인을 추천하고자 그랑크뤼 1등급 와인을 오프라인 최초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양극화된 국내 와인시장

업계에서는 국내 와인 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 당시 와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중저가 와인 시장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현재는 위스키, 하이볼 등 다른 주종에 밀려 와인에 대한 관심이 다소 시들해진 상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간 와인 수입량은 3만3788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8887톤)에 비해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액도 3억639만달러(한화 약 4100억원)로 전년 동기(3억5181만달러) 대비 12.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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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수입량 및 수입액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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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21년과 2022년의 경우엔 와인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각각 7만6575톤, 7만1020톤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급격히 확산한 덕분이다. 당시 수입액도 2021년 5억5981만달러에서 2022년 5억8128만달러로 성장하며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엔 와인 수입량과 수입액이 동시에 줄어들었다. 2023년 전체 수입량은 5만6542톤, 수입액은 5억602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량이 줄어드는 것에 비해 수입액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은 고가 와인 구매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와인 시장의 전체적인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팬데믹을 거치며 와인에 익숙해진 대중을 겨냥하기 위해 가성비 와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와인은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 와인의 경우 와인 애호가들의 선택을 받는 식으로 와인 시장이 양극화됐다"며 "유통업체들이 그동안 주로 와인수입사를 통해 와인을 발주했다면 이제는 와이너리를 통해 직접 소싱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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