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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Startup’s story #333] 동아리에서 스타트업으로, 부산 챗봇 유망주 ‘채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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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안동혁이 필요해 도서관 구석에서 만든 서비스, 그대로 창업 아이템으로

평소 아침 조깅을 즐기던 안동혁 대표는 매일의 미세먼지 농도를 검색하는 일이 귀찮았다. 수업 시간에 늦지 않게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도착 정보를 보려면 또 별도의 앱을 깔아야 했다. 지금 이 시간에 도서관에 가면 자리가 있을까? 오늘 학식 메뉴는 뭐지? 이번 학기에는 몇 학점을 채워야 졸업할 수 있나?

일반적인 대학생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터져 나오는 별거 아니지만 꼭 해결해야 하는 궁금증들. ‘부산모아’는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해주는 생활밀착형 챗봇 서비스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에서 ‘부산모아’를 검색해 친구 추가를 하면 된다. 늘 옆에서 궁금한 점에 답해주는 인공지능 비서라고 생각하면 쉽다. 특히 ‘대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위주로 초창기 앱이 만들어졌다. 당시의 안동혁 재학생이 철저히 자신의 필요에 의해 만든 앱이기 때문이다.

경영학과 학생이었던 안 대표는 어설프게 배운 개발 실력으로 도서관 맨 꼭대기 층 구석에서 부산모아를 만들었다. 그때 만들었던 창업 동아리가 그대로 하나의 기업인 ‘채티스’가 됐다. 팀원 중 네 명이 부산대 재학생, 한 명이 동의대 학생이다.

작년 2월 안 대표가 졸업하면서 창업에 속도가 붙었다.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로부터, 부산 내 맛집·교통 정보·각종 여행 정보까지 다루는 범위가 넓어졌다. 페이스북에서 모은 부산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현재 1만5천 명 정도의 고객이 부산모아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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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축제 현장에서 홍보 이벤트를 하고 있는 채티스 팀

■우리만의 브랜드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강점

처음 창업을 했을 때와 달리, 지난 1년 새 수많은 챗봇 스타트업이 생겨났다. 채티스만이 가진 경쟁력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안 대표는 ‘우리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챗봇 기업은 B2B 형태로 타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채티스는 현재 컨텐츠까지 직접 수급하는 자사 브랜드 ‘부산모아’, ‘울산모아’, ‘하이차이니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모아’ 브랜드를 키워서, 각 지역별 챗봇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테면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땐 ‘제주모아’를 통해서, 서울 여행을 갔을 땐 ‘서울모아’를 통해 지역별 관광 정보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B2B 형태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지만, 그에 앞서 자사 컨텐츠 확장에 전념하기 위해 수많은 외주 제안을 거절한 상태다.

아직은 별도의 수익 모델이 없지만, 현재 주변 상가와 함께 광고 수익 모델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다. 단기적으로는 주변 상가 광고를 수익원으로 삼는다. 자사 서비스의 컨텐츠가 어느 정도 확보된 이후에는, 타 챗봇 기업과 마찬가지로 구축된 모듈을 필요한 기업에 API 형태로 제공하는 B2B 비즈니스를 할 예정이다.

■ 챗봇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질문 유도’와 ‘정확도 향상’

챗봇 설계 방식에는 특정 질문에 대해 미리 결괏값을 결정해주는 룰베이스(Rule-based) 방식과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딥러닝(Deep-learning) 방식이 있다. 현재 부산모아는 룰베이스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단답형 질문에는 룰베이스 방식이 훨씬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모아의 답변 정확도는 95% 정도다.

그러나 역시 가장 좋은 건, 사용자가 어떤 질문을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고도화된 챗봇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한국어의 경우 동사 변화도 많고 같은 의미여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자연어 처리 과정이 다른 언어에 비해 어렵다고 한다. 이를테면 ‘오늘 날씨 어때?’와 ‘오늘 뭐 입을까?’, ‘오늘 더워?’라는 세가지 질문은 뉘앙스는 약간 다르지만, 그 함의는 같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가 사용자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유도 신문을 해야 한다. 적재적소의 질문을 통해 불필요한 가지들을 빠르게 쳐내는 것이다.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딥러닝을 위한 특정 정도 이상의 데이터도 필요하다.

■ 텍스트 너머 음성으로, 부산 너머 전국으로

이를 위해 채티스는사용자 5만 명 확보를 가장 가까운 목표로 세웠다. 딥러닝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바탕이 되는 수다. 때때로 사용자의 악의적인 질문 공세가 답변의 정확도를 낮추기도 한다. 마치 오래 전의 ‘심심이’를 괴롭히듯 노래를 시키거나, 욕설을 내뱉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서는 비속어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만들어, 비속어를 발견할 경우 부드럽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이 단어는 제가 모르는 단어인데, 저를 학습 시켜주시겠어요?’라는 답변에, 욕설을 내뱉은 사용자 본인이 직접 그에 대한 설명을 달게되는 우스꽝스러운 일들도 벌어진다.

채티스는 텍스트를 너머, 모바일 음성 챗봇을 만드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여러 지역의 사투리 억양이 인식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느냐는 질문에 안 대표는 ‘억양은 다르지만 사용하는 단어와 언어 구조는 같으므로 문제 없다’고 답했다.

‘재밌게 일하자’는 모토를 가진 채티스는 앞서 말했듯 오는 7월에 제주모아 서비스를 출시한다. 올 연말까지 5만 명의 사용자를 모으는 게 목표다. 중장기 적으로는 ‘모아’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API를 통한 B2B 비즈니스를 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채티스가 ‘부산’ 그리고 ‘대학 창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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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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