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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발사에 단 5분, 주일美기지 사정권… 北 "북극성 2형 실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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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시험발사 성공, 곧 대량생산"… 유사시 美 증원군 파견에 타격]

- 고체연료 미사일… 2000㎞ 날아가

미사일 발사 준비시간 짧고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 사용… 위성 탐지·선제 타격 어려워

- 고체·액체연료 투트랙 전략

14일 발사 '화성 12형'은 액체연료

北 "하와이·알래스카 타격용"

북한은 22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2형' 미사일을 전날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부대 실전 배치를 승인하고 대량생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극성-2형의 최대 사거리는 당초 2500~3000㎞로 알려져 있었지만 합참은 이날 사거리 2000㎞ 준(準)중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수정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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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1일 평남 북창에서 발사한 지대지(地對地) 미사일‘북극성-2형’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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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이 미사일이 "발사 준비에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 킬 체인(Kill Chain)의 감시를 피해 오키나와를 포함한 주일미군 기지를 핵탄두로 공격, 미 증원군(增援軍)의 한반도 파견을 견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체연료 준중거리 미사일 첫 실전배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극성-2형 시험 발사가 미사일의 각종 기술적 성능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서의 '콜드 론치'(Cold Launch) 체계, 미사일 유도 및 안정화 체계, 로켓 1·2단(段) 분리, 고체연료 엔진 성능 점검 등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콜드 론치'는 미사일이 발사통에서 증기압으로 밀어올려져 발사통 밖으로 튀어나온 뒤 엔진에 점화돼 발사되는 방식이다. 원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1형' 미사일 기술로 개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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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북한 노동신문이 전날 발사된‘북극성-2형’미사일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라며 공개한 지구 사진.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실시간으로 수신된 사진을 보고“온 세상이 다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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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2형의 양산 및 실전 배치는 사거리가 2000㎞에 달하는 준중거리 고체연료 미사일로는 첫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북한이 실전 배치한 고체연료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200여 ㎞에 불과한 KN-02가 유일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발사 준비 시간이 훨씬 짧아 한·미가 정찰위성 등으로 사전에 탐지하기 힘들고, 선제타격 등 '킬 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다.

미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지난 2월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올린 글에서 "노동미사일의 경우 액체연료 사전 주입 등에 30∼60분 걸리는 반면, 북극성-2형은 발사 준비에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액체·고체연료 투 트랙 개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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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북극성-2형 발사 성공'했다는데… - 22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북극성-2형’의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이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극성-2형은 괌에는 닿지 않지만 미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이 출동하는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비롯, 주일 미군기지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핵탄두 장착 시 미 증원 전력의 한반도 파견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화성-12형 미사일에 대해서도 "미 태평양 군사령부가 둥지를 틀고 있는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 신형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이라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화성-12형 준(準)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과 북극성-2형 양산을 계기로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에서 액체연료와 고체연료를 병행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CBM은 우선 80tf(톤포스·80t 무게를 밀어올리는 힘)의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백두산' 엔진을 사용하는 화성-12형 액체연료 미사일 개량에 주력해 2~3년 내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고체연료 ICBM 개발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아직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추진력과 사거리 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ICBM의 경우 액체연료인 백두산 계열 화성-12형을 2단으로 확대해 개발하고, SLBM과 중단거리 미사일은 고체연료인 북극성 계열과 그 개량형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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