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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왕치산 비리' 주장 中재벌 "지도부 부패 추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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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 앞둔 권력투쟁 양상 보여

조선일보

부패 혐의로 해외 도피 중인 중국 재벌이 시진핑 주석의 반(反)부패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상무위원의 비리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인터폴을 통해 이 재벌을 수배하는 한편 그의 부패 혐의를 공개하며 맞대응했다.

중국 정가에 파문을 일으킨 재벌은 투자회사 정취안(政泉)홀딩스의 창업자 궈원구이(郭文貴·50·사진)다. 155억위안(2조5000억원)대 재산가로 알려진 궈원구이는 2013년 말 부패 혐의를 받자 중국을 탈출한 뒤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중국의 부패상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19일 미국의 소리(VOA)에 출연해 "왕치산 상무위원의 가족이 중국 하이난(海南)항공 지분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했고, 시 주석이 공안부 간부에게 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같은 날 오후 중국 외교부는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인터폴이 궈원구이를 적색 수배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가 특정 인물의 국제 수배 사실을 공개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다음 날(20일)에는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마젠(馬健)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이 인터넷 동영상에 등장해 "궈원구이로부터 6000만위안(약 100억원) 뇌물을 받고 그의 뒤를 봐줬다"고 말했다.

궈원구이는 24일 자신의 트위터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왕치산 상무위원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의 부패와 시진핑 반부패 운동의 진상을 폭로하겠다"고 말했다. 25일 왕치산 연루설이 도는 하이난항공의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궈원구이의 폭로는 연말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베이징에서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정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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