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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8 (목)

어딜가도 ‘까만 불청객’ 우글...러브버그 대량번식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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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Q&A]

조선일보

지난해 6월 28일 북한산 백운대 바위와 난간에 러브버그 떼가 달라붙어 있다. 섭씨 29~30도의 고온 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러브버그가 짝짓기를 하기 위해 산 정상으로 몰려든 것이다.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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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23일 최근 러브버그(사랑벌레·붉은등우단털파리) 급증과 관련,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이러한 현상 자체가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불안정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준호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명예교수,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 박현철 부산대 환경생태학 교수,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의 답변을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Q. 러브버그는 어디서 왔나? 왜 이렇게 많아졌나?

A. 주로 중국 남부, 대만 등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생물이다. 기온이 충분히 높아야 대사 활동이 활발해져 빠르게 번식한다. 올해 한국의 5~6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서 급증했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해가는 현상과 이번 급증이 관련이 있다. 겨울철 추위가 약해져 벌레들의 월동력이 높아졌다. 주 서식지 역시 북한산 등 산지뿐 아니라 도심 공원이나 아파트 정원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금까지 국내에 서식해온 12종이 있다. 10여 년 전에도 경부고속도로 일대에 집중 출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대규모 창궐은 드물었다는 점에서 외래 신종일 가능성도 유전사 검사를 통해 심도 있게 조사 중이다. 국내 기후변화가 국내 토착종의 대량 번식을 가능케 한 측면이 있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Q. 왜 암수가 합체해서 비행하나?

A. 수컷 입장에서 자신의 유전 정보(DNA)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선 암컷과 계속 짝짓기를 하는 편이 유리하다. 실제 러브버그 수컷은 성충이 된 뒤 3일 내내 짝짓기만 하고 바로 죽는다. 암컷은 3~4일 더 살면서 알을 낳고 죽는다. 수컷 생존 기간 동안 내내 짝짓기를 하는 것이 종(種) 전체 번식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암컷 러브버그는 한 번에 100~300개 알을 낳는다. 애벌레 4개월, 번데기 1주일인데, 애벌레가 월동을 할 경우 길면 1년도 버틴다. 성충 기준 수컷은 평균 3~5일, 암컷은 5~7일 산다. 장마가 시작되면 개체수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Q. 왜 익충인가? 생활에 불편을 주면 방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러브버그는 물질 순환의 고리 역할을 하는 익충이다. 러브버그 애벌레가 다른 미생물들과 함께 낙엽이나 한해살이풀을 분해하지 않으면 낙엽이나 한해살이풀 잔해는 쓰레기로 남는다. 또 러브버그 성충은 꽃의 수분을 촉진시키고 다른 곤충과 새들이 먹이가 돼준다. 살충제 살포 같은 화학적 방제는 백해무익하다. 다른 동식물에 주는 악영향이 훨씬 크고 생태계 균형 붕괴 우려도 있다. 차라리 끈끈이 같은 물리적 방제나 생물학적 천적을 늘리는 방법을 권장한다. 일상에선 러브버그에게 물을 뿌리거나 어두운 색 옷을 착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Q. 이번 현상의 의미는 무엇인가?

지구온난화로 생태계가 불안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브버그가 대량 번식할 수 있는 조건(고온 다습 기후)이 갖춰졌고, 이 막대한 개체를 통제할 천적이나 경쟁자의 숫자는 부족함을 알 수 있게 됐다. 종 다양성이 무너진 도심에선 러브버그뿐 아니라 어떤 생물이라도 이렇게 급증할 수 있다. 다만 이후 천적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거나 군집 내 전염병 등 감소 요인 발생으로 생태계가 균형이 잡힐 수도 있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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