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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진출 방안 #8] 스타트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현실적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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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기업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 중입니다. 하지만 한국계 스타트업 중 성공사례를 찾는게 쉽지 않습니다. 물론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아이템쿠(ITEMKU)나 캐시트리(CASH TREE), 애드오피(ADOP) 등의 한국계 스타트업이 있습니다만, 이들 기업도 아직 성공이란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봅니다.

스타트업이 살아 남기에 인도네시아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책도 해외에서 창업한 기업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이며, 인도네시아의 ICT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를 겨우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시장에 새로이 진출하는 것은 권해드리고 싶은 일이 아닙니다. 언론이 주목하는 만큼 인도네시아 시장은 그렇게 달콤하지 않습니다. 2016년 크게 발전할거라 전망되던 인도네시아 ICT시장은 딱 나아갈 걸음만큼만 나아가는 수준이었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시장은 아니지만 절대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환경의 시장이라도 정말 관심이 있고, 다음 번 시장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스타트업이 있다면 아래의 이야기를 한 번 참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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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KU의 워크샵 모습. 대표와 CTO를 제외한 전원이 현지인으로 최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타트업

해외시장은 맷집이 있어야 버틸 수 있다

동남아 시장을 이야기 할 때 결코 쉽게 듣고 넘어가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시장에 익숙한 스타트업들은 해외시장이 결코 한국시장처럼 빠른 트랜드와 움직임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항상 염두 해 둬야 합니다. 동남아는 아주 느리게 움직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분명 아니나, 우리의 기대만큼 빠르게 움직여 주지 않습니다. 해외에 나오면 지나가는 사람의 대략적인 복장이나 액세서리만 봐도 한국사람인 것을 구분해 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대형몰에 산에 가는 복장으로 나타나는 아저씨는 100% 한국사람입니다. 패션부분 하나만 봐도 한국은 트랜드가 강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일관되거나 특별하게 돋보이는 트랜드를 찾아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동남아에 있는 현지인은 한국사람처럼 절대 급하지 않습니다. 얼어 죽을 일 없고, 굶어 죽을 일 없는 동남아에서 성질 급한 한국사람만 이상한 취급을 받게 됩니다. 사람의 특징은 곧 비즈니스의 특징으로 작용합니다. 인도네시아에 오면 이 느림에 익숙해 지셔야 합니다. 현지인처럼 느리게 행동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동남아는 베스트 셀러보다 스테디 셀러가 더욱 중요한 사업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성장곡선이 더디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서 그 성장곡선이 정점에 다다르기를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한국의 VC나 스타트업을 만나면 ‘2년에서 3년은 돈 한푼 못벌어도 버틸 수 있는 업체가 들어와야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꼭 드립니다. 물론 여기에는 경쟁력이 있는 업체라는 전제조건도 깔려 있어야 합니다. 성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진 업체가 2~3년의 노력과 거기서 나오는 경험을 쌓아간다면 성공의 확률은 분명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도 스타트업의 사업은 린(lean)하게 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 린한 시도가 만들어낼 결과는 아주 크지 않을 것이며 조금의 변화와 조금의 상승이 시간과 어우러지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자금적인 여유와 조직의 여유가 없는 회사는 동남아에서 절대 버티기 힘듭니다. 아이디어로 승부하시려면 한국에서 승부를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느리게 움직이는 이 곳에 그 작은 움직임이 쌓일 수 있는 시간은 성공의 필수조건입니다.

디테일 보다는 핵심에 집중해라

한국의 모바일 서비스나 다양한 인터넷 관련 서비스를 보면, 항상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봐도 참 멋진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인터넷 서비스의 장점은 너무 잘 만든다는 것입니다. 실제 서비스에 들어갔을 때 핵심 서비스보다 부가 서비스가 눈에 더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작은 나라에서 펼쳐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다 나온 상황이고, 타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더 디테일하게 서비스가 발달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동남아에 나오는 순간 디테일보다는 코어 서비스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동남아는 아직도 한국에 비해서는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안착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남아 시장의 매력은 시장자체의 미성숙으로 인해 경쟁강도는 확실히 낮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동남아 고객의 특징상 복잡한 서비스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인도네시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BIGO LIVE만 해도, 아프리카TV의 모바일 버전으로 보면 되는데 인터페이스가 정말 단순합니다. 한국의 기획자 입장에서는 ‘이거 너무 심플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놨습니다. 하지만 현지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동남아는 심플해야 합니다. 코어서비스에 집중해야 합니다. 디테일은 핵심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해외 진출은 생활이자 현실이다

동남아 생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착각에 빠져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동남아 생활을 동남아 휴양지에서의 느낌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결코 동남아에서의 도시 생활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경우에는 한국사람이 생활하기에 다양한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동남아 휴양지에서 받았던 대우를 떠올리신다면 현지 생활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물론 동남아 현지인들 외국인들에게 대부분이 친절합니다. 한국처럼 동남아 사람이라고 무시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다다르면 우리는 결코 그들이 될 수 없으며, 외국인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 살아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부분인데 어떤 공식적인 통계나 자료에 대한 부분은 아닌 이야기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결코 모든 사례에 해당된다고 이야기드리는 것도 아니고, 하나의 예로 들어드리는 것이니 그냥 참조만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도네시아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의 많은 사례가 남편이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부임해 오면서 애기가 없는 아내분을 함께 데리고 올 경우를 주위에서 제법 보았습니다. 해외에서는 생활에 대한 적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바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현지에 적응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남편이 일하러 가면 아내가 혼자 집에 남습니다. 말도 안통하고 주위에 아는 사람도 없고, 집에서 특별히 할 것도 없습니다. 가사 도우미를 쓰는데 그 가사 도우미와 말이 통하지 않아 가사 도우미 쓰는 것이 더 스트레스입니다. 여기서 받는 스트레스는 남편이 떠안아야 합니다. 하지만 남편도 이것저것 적응하느라 아내를 챙기기 힘들고 둘의 다툼은 심해집니다. 애기라도 있으면 애기들 키우느라 생활에 적응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의 아내분은 현지 적응이 너무나 힘이 듭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 남편분이 생각해야 할 것은 ‘나도 낯선 곳에 일하러 와서 적응하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아내까지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직장이 있는 사람의 현지 적응과 일이 없는 사람의 현지 적응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해외에 나오면 가족의 현지 적응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즈니스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안편한데 제대로 된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까요? 자신과 가족의 현지 적응이 가장 큰 비즈니스의 성패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실제적으로 스타트업이 해외에 진출을 준비하거나 실제 진출을 했을 때 겪게되는 어려움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주관적인 부분도 많이 가미가 된 부분이 있습니다. 다음 회와 그 다음 회에는 실제 인도네시아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한 한국 창업팀을 만나서, 더 실질적인 어려움은 무엇인지 그 극복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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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PT. World Wide Logistics 법인장 / 10년 째 인도네시아 시장을 여전히 배우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대한 어떤 이야기와 질문도 환영합니다.



글: 플래텀 외부기고(contribution@plat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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