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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일본 유일 유니콘 기업, ‘메루카리’의 세 가지 성장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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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루카리(メルカリ, Mercari)는 ‘중고 거래’라는 그리 새롭지 않은 아이템으로 2016년 3월 일본 유일의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2013년 7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메루카리는 2016년 12월,일본 내 4천만 다운로드 수를 돌파했다. 공식 발표된 작년 2분기 매출액은 약 122억 엔(한화 약 1천2백억 원), 영업 이익은 32억 엔(한화 약 330억 원) 수준이다.

재미있는 것은 메루카리가 이와 같은 수치적 성과를 넘어, 특정 소비자층의 행동 습관을 바꾼 하나의 신드롬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메루카리는 어떻게 일본 유일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동아시아 내 유니콘 기업의 수는 중국이 42개로 압도적이고, 한국 기업이 3개(CJ게임스, 쿠팡, 옐로모바일), 일본 기업이 1개로 분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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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오션 속 블루오션, ‘여성 특화 중고 시장’ 만들었다

모든 틈새 개척자들이 그러했듯, 메루카리도 관점을 달리했다. 메루카리가 등장하기 전, 일본에서는 ‘야후 옥션’이 주요 C2C 중고 거래 장터였다. 메루카리는 이 기존 중고 마켓의 세 가지 약점에서 기회를 봤다. 첫째,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 둘째, 경매 형태이기 때문에 가격 결정과 거래 성립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셋째, 여성 고객의 수가 적다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로 메루카리는 흔한 ‘중고 마켓’이 아닌 ‘물건 공유 서비스’로 포지셔닝했다. 일명 ‘프리마 앱’이다. 이 명칭은 후릴(フリル, fril.jp)이라는 기업이 제일 먼저 만들었다. 하지만 업계를 선도해 모바일 프리마켓 시장을 넓힌 것은 메루카리였다.

사실 내용 측면에서 메루카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중고나라’, ‘번개장터’와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메루카리는 새로운 공유 경제 서비스로 소개되었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물건을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인기를 끈 것은, 이러한 마케팅 전략 덕분이다.

더 나아가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기존 웹 기반 중고 마켓과 차별성을 표방했다. 메루카리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의 간편함이다. 모바일을 통한 즉각적인 결제로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가격은 판매자가 미리 결정하고, 구매자가 이에 동의하면 앱 내에서 즉시 거래가 성립한다. 물건 등록도 무료다.

여성 고객 유치를 위해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메루카리는 ‘페미닌’과 ‘부드러움’을 주요 키워드로 전체적인 브랜딩을 했다. 이를 통해 메르카리는 적극적인 여성 사용자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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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을 본뜬 채용·복지 제도… 육아 휴직 기간에도 월급 100% 지급

메루카리는 ‘Go Bold(대담하게), All for one(하나를 위한 모두), Be professional(전문가가 되자)’ 등의 세 가지 가치를 추구한다. 이 중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담하게 일하기(Go Bold)’이다. 작년 11월 말, 메루카리 야마다 대표는 동양 경제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가능한 많은 것을 말할 수 있게 해야한다. 말장난이 문화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거기는 Go Bold한 의사 결정을 하려고 해요’ 라던지, 사적인 술자리에서 ‘너 마시는 폼이 Go Bold 하지 않잖아’라고 누군가가 자연스레 말하기 시작하면 일단 성공한 것이다.”

메루카리 경영진은 이 세 비전이 텅 빈 구호가 아닌, 실제 직원들의 삶을 움직이는 행동 양식이 되게 하기 위해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했다. 작년 2월 에 정립한 ‘메르시 박스’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 복지 제도는 크게 출산·질병·경조사에 대한 지원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중 가장 파격적인 것은 출산 부문이다. 메루카시는 출산 휴가를 낸 직원에게 급여의 100%를 지급한다. 여성의 경우 산전 10주부터 산후 6개월, 남성은 산후 8주까지의 급여를 지원받는다. 메루카리의 나카자와 리카 홍보 담당자는 메르시 박스 도입의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설사 벌어져도 괜찮다’고 안심할 수 있다면, 모든 직원이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메루카리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Go Bold’를 각 직원이 더 확실히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메루카시의 채용·복지 제도는 구글의 HR 제도를 본뜬 부분이 많다. 창업 3년 차에 유니콘이 된 메루카시는, 이와 같은 파격적인 복지 제도를 통해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 처음부터 글로벌을 목표로…빠른 미·유럽 시장 진출 움직임

내수 시장이 크다는 것은 신생 기업에게는 큰 이점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일본의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와 달리 메루카리 야마다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뒀다. 메루카리는 그가 세계 여행을 하며 경험한 공유 경제 트렌드 속에서 발견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행보를 보인 메루카리는 작년 7월경, 미국의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다운로드 수는 작년 여름 열풍을 만들어냈던 포켓몬고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메루카리가 미국 시장에서 진행한 ‘초대 코드를 통한 2달러 할인 프로모션’의 효과라고 분석된다. 현재 메루카리는 미국에서 TV 광고와 수수료의 유료화를 시작한 상태다. 작년 말에는 채용 활동의 일환으로 미국 전역에 학생을 파견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유럽 진출도 가속할 예정이다.

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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