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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월드 톡톡] 일회용 비닐봉지 '5펜스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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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잉글랜드서 무료로 주던 것 유료화… 6개월 만에 사용량 85% 격감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영국에서 물건을 살 때 대형 할인점·수퍼마켓 등에서 공짜로 주던 일회용 비닐봉지에 5펜스(약 74원)의 가격이 붙자 6개월 만에 비닐봉지 사용량이 85%나 줄었다고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잉글랜드 지역의 대형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비닐봉지를 유료화한 결과, 이전 1년간 75억 개였던 비닐봉지 사용량이 이후 6개월간 6억 개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 9월까지 1년 동안 63억 개의 비닐봉지 사용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로 인해 영국은 한 해 약 4만800t의 비닐봉지 쓰레기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언론은 "비닐봉지 유료화가 영국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며 "이젠 웬만한 소비자들은 시장을 갈 때 장바구니를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번에 비닐봉지를 유료화한 지역은 영국의 4개 권역 중 잉글랜드 지역이다. 이곳에는 영국 전체 인구 6500만명 중 5500만명 정도가 산다. 웨일스는 2011년, 북아일랜드는 2013년, 스코틀랜드는 2014년에 각각 비닐봉지 유료화 정책을 시행했다.

비닐봉지 유료화 적용 업체는 정규 직원 250명 이상의 대형 소매업체로 한정했다. 직원 규모가 작은 업체나 종이 봉지는 제외했다.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적용 여부도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소고기·닭고기 등 생육(生肉)과 생선, 조제약, 씨앗과 꽃, 살아있는 물고기 등은 제품 특성을 감안해 무료 비닐봉지 사용이 허용된다.

영국 소비자들의 반발도 크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ICM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 정도가 "5펜스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대답했다. 비닐봉지 사용량 급감으로 비용을 절약하게 된 소매업체들은 자선단체 기부와 공익 활동 등에 2900만파운드(약 430억원)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장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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