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조희연 "재능있는 아이 '세월호'처럼 수장하는 교육 없어져야"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이 11일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을 상대로 한 고별강연에서 “재능있는 아이를 ‘세월호’처럼 수장하는 교육 불평등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열린 고별강연에서 “교육을 통해 계급적 불평등이 재생산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경제적 불평등 때문에 최고의 재능은 사장(死藏) 될 수 있는 반면 뛰어난 재능이 아닌 경우에도 최고로 활용되는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비정상적인 교육현실을 시정할 대안으로 ‘혁신미래교육’을 제시했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고(창의지성교육), 감성·인성·지성의 균형 발전을 촉진하는 교육(창의감성교육)을 하며, 열린 세계시민을 키워(창의세계화교육)야 한다”는 것이다.

또 조 당선인은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시들해지는 혁신학교의 운영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계열화된 혁신학교’와 ‘대안 대학’ 모델도 제안했다. 이른바 ‘혁신학교 벨트’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혁신학교 벨트화’를 통해 초·중등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대입 체제를 바꾸도록 하는데도 목소리를 내겠다”며 “(교육감 권한은 아니지만) 성공회대와 같은 대안 대학을 여러 개 설립하면 초·중·고에서 대학까지 이어지는 창의교육의 긴 통로가 만들어질 것이고, 이 과정이 성공한다면 입시 위주의 교육체계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당선인은 혁신학교에 대해선 “교장과 교사, 교사와 학생 간 상명하복식 관계를 민주적으로 바꾸는 것이 혁신학교”라며 “혁신학교는 교육에서 민주주의의 원리를 확정해 교육주체의 자발성과 창의성이 나타나도록 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또 조 당선인은 “6·4 지방선거는 교육 민주화라는 과제를 전 국민적 어젠다로 승격시킨 계기다”라고 해석하며 “혁신학교도 교육민주화 내지 학교 민주화 프로젝트로 이해해야 한다. 혁신학교가 교사와 학생에게 자율과 민주의 공간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했던 조 당선인은 이날 강연을 끝으로 교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이날 강연은 조 당선인을 위해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소속 교수들이 ‘한국의 포스트 민주화, 시민사회, 지식인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마련해 이뤄졌다.

조 당선인은 오는 12일 서울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인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을 포함한 12명의 인수위원들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윤형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