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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서청원 "30년 지켜온 의리… 책임代表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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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의원 80명 참석 토론회… 사실상 黨權 도전 선언]

새누리당은 세월호로 1차부도… 선거 끝났으니 이제 일어서야

내가 공천학살 피해자인 만큼 공천 피해 절대 없게 할 것

토론자들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친박(親朴) 핵심이자 국회 최다선(7선)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0일 사실상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당이 이끌어가는 당·정·청 관계로 재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근혜 대통령 주변의 원로 그룹 '7인회' 멤버인 김용환 전 장관을 비롯,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와 80여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비박(非朴)계에서도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재오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 야당에서는 정대철 고문이 참석하는 등 2000여명의 참석자가 몰렸다.

"새누리당 1차 부도"

서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다들 정치적으로 서청원은 끝났다고 할 때가 있었지만, 30년 정치 인생에서 우정이나 의리를 저버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후보들을 모아 '친박연대'를 창당했으며 작년엔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비박(非朴)계의 지원을 받아 당권에 도전한 김무성 의원이 "과거냐! 미래냐!"란 슬로건으로 서 의원을 사실상 '과거'로 규정짓자, '우정과 의리'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조선일보

서청원(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변화와 혁신의 길’토론회에서 이재오 의원과 함께 웃고 있다. 이날 행사는 서 의원이 오는 7월 14일 열리는 새누리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였다. /이진한 기자


서 의원은 토론회 발제에서 "기업으로 치자면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로 사실상 1차 부도를 맞은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이제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또 "새누리당은 무기력한 자세를 벗어나 (청와대를) 따라가는 정당이 아닌 이끌어가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당과 청와대, 당과 정부의 관계를 '수평적 긴장관계'로 재정립하고, 당·청, 당·정 회의를 정례화하고 실질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의 '책임 총리' 모델을 대통령과 당대표 간 새로운 관계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서 의원은 앞으로 '책임 대표론'을 내세우며 박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할 말을 다 하는 당대표 역할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이 지난 5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피해 지원을 위한 '세월호 참회 특별법' 제정안을 낸 것도 사고 수습에 허둥대는 청와대와 정부를 이끌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서 의원은 공천권 문제에 대해 "제가 공천 학살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당에 남아있는 한 절대 (위로부터의) 공천에 의해 피해를 보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당을 종 부리듯…"

이날 행사는 출정식 성격의 토론회였지만, 토론자들은 당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친박 핵심인 서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수직적 당·청 관계가 지속될 것이란 당내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 의원은 "당이 정권 창출의 실체인데 대통령만 되면 완전히 당을 종 부리듯 한다"며 "당은 청와대가 한마디 하면 아무 소리 못한다. 그렇게 되는 것이 적폐"라고 말했다. 시사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청와대에 쓴소리를 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대통령에게 백지 들고 가서 총리·장관 인선부터 국정 전반을 논의·조율할 수 있는 배포 있는 집권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이에 "마지막 경륜과 경험을 쏟아낼 때가 왔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기회가 있을 때 저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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