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의대 정원 확대

대통령실 "의대 2000명 증원 실현가능 숫자…내년 정원 조정 불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년 정원 변경, 경기 중 룰 바꾸는 것"

"사실 4000명 늘려야…2000명은 최소"

"겨울 비상진료대책 마련…조만간 발표"

아시아경제

대구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앞에 119구급차가 대기 중인 가운데 의료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현실적으로 계산했을 때 2035년 의사 수는 2만명 가까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실 의과대학 4000명 증원이 필요하지만 큰 부담 없이 실현가능한 숫자인 2000명으로 내년 증원 숫자를 정한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 조정은 불가능하고, 2026학년도 정원 논의는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2000명을 증원해도 향후 5년 이후부터는 굉장한 의사 부족 현상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은 현실적인 가정을 반영해 추산하면 2035년에는 의사 부족 규모가 당초 발표한 1만명 수준이 아니라 2만명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 등 조사에 따르면 10년 후 약 1만명의 의사가 부족하지만 이는 모든 의사가 90세까지 같은 생산성을 가지고 일하거나, 토·일요일을 빼고 1년에 265일을 일하는 등 비현실적인 가정하에 나온 결론이란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의사가 5000명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현장 상황을 반영하면 (10년 후 의사는) 2만명에 가까운 숫자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0명이 아니라 사실은 4000명 증원해야 2035년에 의사 부족 상황을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고 분석을 했음에도 당장 교수 정원, 시설 등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교육할 수 있는 숫자가 2000명으로 나와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즉 의료계 등에선 내년 의대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는 최소 증원 규모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2047년에도 의사가 7630명이 늘어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2010년 의사 증가율 2.84%를 영원히 고정시켜야 나오는 결과"라며 "굉장한 허수"라고 지적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피부·미용 의료 시장이 커지면서 일반의로 빠지는 비중이 늘어놨고, 의사 사회에도 '워라밸(일·생활 균형)' 경향이 강해져 근무 시간이 불과 3년 만에 10% 이상 감소하는 등 변화가 생긴 만큼 필수의료 의사 수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서울 시내 한 의대 전문 학원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매년 500~1000명씩 단계적으로 더 긴 기간에 걸쳐 의사 수를 늘리는 방안도 있으나 그렇게 하면 "매년 증원할 때마다 사회적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최종 1만명 채우는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35년이 되면 의사 자체가 고령화되고, 은퇴 인구도 많아지고, 근로시간도 줄기 때문에 실제 활동할 수 있는 의사 수는 적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각 대학의 의대 증원 가능 규모를 물었을 때 최소 2151명 증원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정원을 2000명 늘려도 교육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교수 증원, 시설 확충을 동반하면 교육 가능한 정원은 더욱 늘어난다. 아울러 정부는 의대 교육 선진화를 위해 교육부 2조원, 보건복지부 3조원, 각 대학 융자 지원 1조원 등 6년간 총 6조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대통령실은 내년 의대 증원 계획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을 바꾸려면 올해 5월 말까지 해야 하므로 지금 바꾸자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법령의 제·개정이나 천재지변, 학과의 구조 개편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입시 전해 5월 말까지 대학 입학전형 시행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이에 의료계 일각에선 이 조항을 들어 의대 정원 문제를 재논의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지금은 이미 수시와 정시라는 대입 절차의 중간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고, 지금 와서 최종적인 모집 인원을 바꾼다는 건 스포츠 경기 중에 룰을 바꾸는 것"이라며 "그 조항으로 정원을 바꿀 수 있는 단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 조항을 근거로 2026학년도 정원을 바꾸는 것을 논의해 보자는 것은 성립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건물에 의대 입시 홍보문이 붙어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와 유급자 등으로 내년 의대 1학년이 7500명으로 늘어나 교육이 힘들어질 것이란 지적에는 "40개 의대에 분산될 테고 실습보다 강의 위주인 예과 1학년 교육 특성상 교육이 불가능하진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겨울철을 굉장히 어려움이 있을 시기로 예상하고 있다"며 "호흡기 질환자, 심뇌혈관 질환자, 감염병에 대응한 비상 대책을 별도 준비 중이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 진료 체계는 먼저 고난도, 중증, 전문 진료를 우선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외래·입원·수술·중환자실 등 진료량은 평시의 93∼103% 정도로 평시 수준을 회복해가고 있다"며 "응급의료는 평소보다 줄었으나 중증 응급의료에는 공백이 없도록 대비를 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