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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가을 수호신’ 에르난데스… 2패 몰린 LG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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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에 1대0

조선일보

LG 구원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7일 삼성과 벌인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 르윈 디아즈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잠실구장 마운드를 가리키며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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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으며 삼성의 마지막 희망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6회 1사 후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에르난데스는 9회까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삼진 5개를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1대0 리드를 끝까지 지킨 그는 세이브를 따냈다. 에르난데스는 KT와 벌인 준플레이오프 1~5차전에 모두 등판해 7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세이브 2개로 LG의 뒷문을 책임졌다. 그는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첫 등판이었던 17일 잠실 3차전에서도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가을 수호신’다운 모습을 보였다.

LG는 대구 1-2차전에서 4대10, 5대10으로 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렸으나 안방에서 반격 1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5전 3선승제의 4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데니 레예스, LG는 디트릭 엔스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총력전을 펼친 염경엽 LG 감독은 “이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시나리오대로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18일에) 비 예보가 있는데, 비가 오기만 믿고 있다”고 말했다.

두 팀은 대구에서 29점을 주고받았다. 홈런도 삼성이 8개, LG는 3개를 쳤다. 그런데 잠실 3차전은 단 1점이 나오는 투수전 양상으로 펼쳐졌다. LG가 5안타 5볼넷, 삼성은 5안타 2볼넷에 그쳤다. LG는 5회말 0의 균형을 깼다. 선두 타자인 7번 박동원이 삼성 두 번째 투수 이승현에게 볼넷을 얻었다. 후속 박해민의 희생번트와 문성주의 좌전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고, 1번 홍창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박동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것이 결승점이 됐다.

LG는 1회부터 7회까지 연속으로 주자를 내보내고도 5회를 제외하곤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1회 1사 2루와 2회 1사 3루 기회를 놓쳤고, 3회와 7회엔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다. 4회엔 볼넷으로 나간 오스틴 딘이 투수 견제에 걸려 협살을 당하기도 했다.

LG 선발투수 임찬규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으며 무실점(3피안타 1볼넷)으로 역투해 승리를 따냈고, 데일리 MVP(최우수 선수)가 됐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2·5차전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MVP에 뽑힌 데 이어 이번 포스트 시즌 들어 3연승을 달렸다. 열 살이었던 2002년 한국시리즈 때 자신이 응원하던 LG가 삼성에 무릎을 꿇자 울음을 터뜨리며 “학교에 가기 싫다”며 떼쓰다 어머니에게 혼이 났다는 ‘엘린이(엘지 어린이)’가 22년 뒤 LG의 가을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임찬규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보다 긴장이 덜 됐다. 침착해지고, 경험이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LG가 투수 2명으로 완봉승을 합작한 반면, 삼성은 선발 황동재(3이닝 무실점)를 비롯해 7명이 이어 던지는 벌떼 작전으로 맞섰으나 타선 침묵으로 패배를 당했다. 1-2차전에서 홈런 3개를 터뜨렸던 삼성의 4번 타자 르윈 디아즈는 이날도 2회와 4회 대형 타구를 날렸는데, 외야 오른쪽 폴을 조금씩 빗나갔다. 5회엔 윤정빈이 LG 에르난데스를 공략해 외야 오른쪽으로 큼직한 타구를 날려보냈다. 윤정빈은 홈런임을 예감하며 배트를 내던졌지만 LG 우익수 홍창기가 담장에 몸을 기대면서 손을 들어 잡아냈다. 잠실보다 크기가 작은 대구였으면 홈런이 될 수도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렇게 지는 것도 야구다. 디아즈의 파울 홈런이 가장 아쉬운 장면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간판 타자이자 주장인 구자욱의 부재가 커 보였다. 2차전서 도루에 성공한 뒤 왼쪽 무릎을 다친 구자욱은 3차전에 이어 4차전도 결장한다. 그는 일본 요코하마의 재활 전문 병원에서 18일까지 치료받고 귀국할 예정이다.

◆플레이오프 3차전(잠실·LG 1승2패)

삼성 0 0 0 0 0 0 0 0 0 ― 0

L G 0 0 0 0 1 0 0 0 × ― 1

◆투수=임찬규(승·1승) 에르난데스(세·1세) 이승현(패·1패)

/성진혁·양승수 기자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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