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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응답하라 밀레시안"…마비노기 추억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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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가로 화면전환 등 모바일 맞춤 강화
원작의 생활 콘텐츠, 커뮤니티 구현 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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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 밀레시안(마비노기 이용자)들에게 가상세계의 또다른 삶은 곧 '마비노기'였다. 판타지 라이프를 표방한 마비노기는 전투가 중심이 된 기존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는 달랐다. 달걀을 줍거나 양털을 깎고, 악보를 만들어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추며 사람들과 관계를 쌓는 생활이 그곳에 있었다.

2004년 시작한 마비노기는 서비스 21주년을 맞은 넥슨의 대표작이 됐다. 중학생 때 시작해 중년의 나이에도 마비노기를 즐기거나 에린(마비노기 세계)에서 시작된 인연으로 실제 부부가 된 밀레시안의 이야기는 적지 않다. 이처럼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마비노기의 후속작이라는 것만으로도 '마비노기 모바일'은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직접 체험한 마비노기 모바일은 과거 가볍게 마비노기를 즐겼던, 왕년의 밀레시안에게는 익숙한 듯 낯설었다. 특히 전사, 궁수, 마법사, 힐러, 음유시인으로 구별되는 '클래스 시스템'은 원작 팬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법했다. 단 고르는 무기에 따라 원하는 클래스로 전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게임에 비해 높은 직업 자유도를 남겨뒀다.

이번 체험 버전에서 티르코 네일의 알비 던전을 클리어해보니, 전투는 비교적 간소화됐지만 원작의 타격감을 잘 살려냈다. 익숙한 콤보·카운터 공격, 브레이크 포인트를 쌓아 몬스터의 스킬을 끊는 등의 재미가 있었다. 기자는 직업으로 음유시인을 선택했는데 스킬로 '멜로디 쇼크'가 등장하는 등 원작에서의 스킬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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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라고 하면 흔히 생각나는 채집, 낚시, 요리, 가공 제작, 아르바이트 등 원작의 생활 콘텐츠도 고스란히 구현했다. 잡화대에서 낚싯대를 구매해 오랜만에 '손맛'을 느끼거나, 양털을 깎고 우유를 짜는 콘텐츠는 원작과 거의 동일했다. 모닥불 앞에서 요리해 주변 이용자에게 나눠주고 함께 춤을 추는 행위도 원작의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동시에 기본적인 초반 튜토리얼 퀘스트를 따라가기만 해도, 기본적인 생활 콘텐츠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신규 이용자에 대한 배려도 돋보였다.

'10살에 곰을 잡은 아무개'로 대표되는, 마비노기에서 빠질 수 없는 타이틀(칭호)도 기존의 이용자들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요소다.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나타나는 타이틀은 능력치가 천차만별인데, 기자는 펫을 습득하면서 '흰 아기 곰의 친구' 타이틀을 얻었다. '미식가' 타이틀을 받기 위해 부지런히 요리해 음식을 섭취해봤지만 시연 시간이 짧아 미처 얻지 못한 채로 끝났다.

원작에는 '룩덕'(캐릭터 외향을 꾸미는 행위)들이 많았는데, 마비노기 모바일 역시 패션 콘텐츠에 신경을 기울였다.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나 다채로운 의상, 원하는 색으로 물들일 수 있는 염색, 원하는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환생 기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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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모바일은 여러모로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 맞춰 더 쉽고 친절해졌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퀘스트 수행을 매끄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나침반 기능이나 여러가지 성장 가이드를 지원한다. 또한 채팅할 때는 세로로, 전투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가로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가로와 세로 화면을 모두 지원한다.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게임 특성상 채팅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였다.

더 현대적으로 해석된 그래픽이나 클래스 시스템 등 달라진 점도 눈에 띄었으나, 원작 마비노기를 비교적 충실히 재현한 게 보였다. 그러나 '동물의 숲'처럼 생활 콘텐츠와 이용자 간 교류를 내세운 게임들에 비해 신규 이용자들을 유입시킬만한 요소가 많은지는 더 두고봐야 할 듯했다.

원작의 매력을 잘 살려내면서도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찮았던 탓일까. 마비노기 모바일은 2017년 첫 공개된 후 8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투입한 개발비만 최소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완성도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았다.

'나크'로 잘 알려진 김동건 데브캣 대표는 "PC판 마비노기를 즐기는 분들께는 다른 게임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우리 장르의 새 식구로 생각해주길 바란다"면서 "마비노기가 20년이 넘은 콘텐츠를 가진 만큼 조금 더 문턱을 낮춘, 새 입구가 더 생겼다고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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