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플래쉬’ 데이미언 셔젤 감독
16일 영화 ‘위플래쉬’ 재개봉 기념으로 서울·경기도·대구 관객과 화상으로 만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작품 세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콘텐츠판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첫 개봉 후 10년이 지났는데 단숨에 박스오피스 3위다. 영화 ‘라라랜드’(2016)의 감독 데이미언 셔젤(40)의 장편 데뷔작 ‘위플래쉬’가 지난 12일 재개봉해 사흘 만에 관객 3만2000명을 넘어섰다. 최고의 재즈 드러머를 꿈꾸는 학생과 그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폭군 스승의 광기가 충돌하는 ‘위플래쉬’는 2015년 국내 첫 개봉 때 “경쟁에 시달리는 한국인들에게 가학적인 쾌감을 준다”는 평을 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중소 수입사인 미로비젼이 단돈 5000만원에 수입해 매출 126억6000만원을 거두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16일 관객과 화상으로 만난 셔젤 감독은 “위대함은 어떻게 쟁취할 수 있는가부터 과연 위대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까지 던져보고 싶었다”며 “아직도 관객들이 봐주시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화상 대화는 서울과 경기도 고양, 대구의 메가박스 상영관 3곳에 실시간으로 중계돼 1000여 명이 동시에 지켜봤다.
영화 '위플래쉬'에서 최고의 드러머가 되고 싶은 앤드루가 폭군 스승의 괴성에 맞서 연주를 하고 있다. /NEW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셔젤 감독은 “10년 지나 다시 보니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하나도 바꾸고 싶지 않다”며 “그 당시 가장 진실한 제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셔젤 감독이 29세 때 각본을 쓰고 연출한 ‘위플래쉬’에는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는 10대 시절 재즈 드러머가 되고 싶어 5년간 드럼 공부에 몰두했다. 셔젤 감독은 과거 LA타임스 기고문에서 “완벽한 드러머가 되고 싶어 하루 8시간씩 지하실에 처박혀 연습했다”고 썼다. 주인공 앤드류가 교통사고를 당해 피를 흘리면서도 연주회로 달려간 장면은 셔젤 감독의 실제 일화를 각색했다. 끝내 자신이 결코 ‘위대한’ 드러머는 될 수 없음을 깨달은 셔젤 감독은 음악을 포기하고 차선으로 하버드대에 들어가 시각환경학을 공부했다.
영화 속 스승 플레쳐(J K 시몬스) 역시 그가 소속됐던 밴드의 지휘자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인물이다. 셔젤 감독은 이날 화상 대화에서 “촬영 때 J K 시몬스에게 건넨 주문은 딱 하나 ‘짐승처럼 소리쳐주세요’였는데, 그 말만 듣고도 복장부터 자세, 괴성의 높낮이까지 모든 걸 시몬스가 알아서 해냈다”며 “훌륭한 배우를 만난 제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완벽을 추구했던 10대의 모습은 그에게 여전히 남아 있었다. ‘라라랜드’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셔젤 감독은 “제 마음속에는 아직도 산 정상 꼭대기가 남아 있다”며 “언젠가 거기까지 가기 위해 더 나아지고 싶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