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협약 탈퇴, 인터폴 회원국으로서 ICC 영장집행 협조
변호인측 ICC와 필리핀 법정에서 다툼 예상…정식 재판 길면 2년 걸릴 수도
[마닐라=AP/뉴시스] 11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 인근 빌라모르 공군기지 앞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홍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던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해 빌라모르 공군기지에 구금한 뒤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했다. 2025.0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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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11일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된 후 당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전격 압송돼 그가 어떤 처벌을 받을지 관심이다.
필리핀은 ICC 관련 협약에서 탈퇴했으나 인터폴 회원국으로서 영장집행에 협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재판 관할권 문제가 재판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11일 홍콩에서 귀국한 뒤 공항에서 전격 체포된 뒤 파사이의 빌라모르 공군기지에 구금되어 있다가 당일 헤이그로 이송됐다.
ICC 판사단은 3월 7일자 영장에서 필리핀이 조약에서 탈퇴하기 전 고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체포할 당시 인터폴 담당자가 현장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마닐라의 국제법 교수인 로멜 바가레스는 복잡한 관할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필리핀이 ICC에서 탈퇴하는 것에 반대하는 권리운동가 연합을 대표했던 인물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인권 유린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법적인 관할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로마협약에 가입한 인터폴 회원국만이 원하는 사람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해외에서 수배된 일부 외국인이 재빨리 인도되었지만 논란이 많았다고 그는 말했다.
바가레스는 “범죄소송에서 수배된 사람을 인도조약 없이 해외로 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두테르테의 전격적인 체포와 압송은 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정치적인 판단’이 주요 변수였다.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도 부패 혐의와 대통령 위협 혐의 등으로 2월 하원에서 탄핵을 당했고, 6월 상원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8년 선거를 앞두고 정적 죽이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랫동안 최대 도시 다바오 시장을 지냈고 6년 동안 대통령을 지낸 두테르테는 필리핀의 정치 명문가 중의 하나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이 두텁고 많은 지지자들은 그의 체포에 분노하고 있다.
ICC는 필리핀이 자체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힌 뒤 조사를 중단했다가 2023년 재개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ICC 공무원이 입국해 조사하도록 허용했다.
바가레스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결국 체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에 놀랐다”며 “정부는 정치적으로 지뢰밭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대 국제형사법 교수인 사라 윌리엄스는 “그는 다른 나라에 갔다가 붙잡힌 것이 아니라 필리핀 정부가 체포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자국 내에서 체포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것은 국내 정치가 매우 심각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탄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그의 체포는 책임을 묻기 위한 첫 걸음이지만 재판 과정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ICC와 필리핀 법원 모두에서 관할권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가석방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윌리엄스 교수는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30년의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두테르테가 헤이그에서 정식 재판을 받기까지는 2개월에서 2년, 아니 그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바가레스도 “마닐라에서 헤이그까지는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대통령 재직시 ‘마약과의 전쟁’으로 보안군에 의해 6252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한 인권 침해로 ICC에 의해 조사, 기소됐다.
인권단체들은 실제 희생자가 3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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