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16일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면담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 의장 면담을 마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여야는 오는 17일 비상계엄 관련 특검법 처리를 위한 협상을 시도할 예정이다. 2025.1.1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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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7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혐의에 대한 특검법 처리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앞서 ‘비상계엄 특검법’을 발의해 이미 두 번째 ‘윤석열 내란 특검법’을 발의한 민주당과 막판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은 여야 간 협의된 특검법을 만든다는 방침이지만 협상이 불발될 경우 17일 내란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 與, 17일 내란죄 한정 특검법 발의해 협상 돌입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특검법에 108명 전원이 서명해 당론 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특검법은 다분히 친북적이고 헌법 이념이나 가치에 맞지 않는 외환죄를 넣었기 때문에 받을 수 없다”며 “최악의 법보다는 차악이 낫다는 생각에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특검법을 논의에 부치며 울컥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어제 체포당한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특검법을 발의해 수사하겠다는 게 정치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이라고 말한 뒤 목이 메어 22초 가량 말을 잇지 못했다. 권 대표는 목을 가다듬은 뒤 “개인적으로 윤 대통령은 저의 오랜 친구”라며 “그래서 대통령 선거 당시 제 선거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이 든 잔을 마시는 심정”이라고 했다.
여당 의총 비공개 회의에서는 특검안 발의를 반대하는 발언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내란죄 수사의 정점인 대통령이 체포됐는데 특검이 더 수사할 게 있느냐”는 특검 무용론이 제기된 것.
당내에서는 108명 전원 서명으로 특검법을 마련한 만큼 이탈표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번 첫 번째 내란 특검법 재표결 때는 최소 6표가 이탈해 2표만 추가 이탈했으면 가결됐다. 한 탄핵 찬성 의원은 “야당 특검법에 추가된 외환죄, 내란 선전·선동죄에 대한 수사 부담이 큰 만큼 민주당이 강행하면 이탈표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野 “특검법 ‘17일 자정’까지 반드시 처리”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각각 국회의장과 면담한 뒤 17일 오전 11시에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특검법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여야는 17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고, 개의 시점까지 특검법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본회의를 잠시 정회시켜서라도 협상을 마무리하고 상정하겠다는 것.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국민의힘에서 반대하는 외환 혐의 및 내란 선전·선동죄를 특검 수사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제출하는 법안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다른 내용들은 다 협상이 됐는데, 외환 혐의가 마지막 걸림돌이 된다면 민주당에서 통 큰 양보도 가능하다”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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