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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전망하는 설 민심?…19대·20대 대선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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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 가능성 큰 올해
이재명 1강 구도…19대 당시 文과 비슷한 구도
선거법 2심 등 사법리스크 변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권은 혼란한 새해를 맞이했다. 탄핵소추안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심리로 올해 상반기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 대통령.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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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권은 혼란한 새해를 맞이했다. 탄핵소추안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심리로 올해 상반기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격변의 정국 속에서 설 명절을 맞이한 국민들의 마음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명절 민심은 판세를 가르는 중요 분기점으로 작용해 왔다. 가족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특성상 여론 흐름이 구체적으로 표출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만큼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표심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더팩트>는 2017년과 2022년에 치러졌던 19대·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설 연휴 직전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를 비교하고, 현재 민심의 추이를 짚어봄으로써 혹시 모를 조기 대선의 향방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한국갤럽의 정기조사를 참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 정국은 현재와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된다. 야권의 강력 대선 주자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차츰 형성되던 시기였다. 2017년 5월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창원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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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세론? 2017년 설 연휴 살펴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 정국은 현재와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된다. 야권의 강력 대선 주자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차츰 형성되던 시기였다. 20대 총선 때 안철수계와 호남계가 뭉친 국민의당과 완전히 결별한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모습이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현재의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내홍을 겪었다. 의원들이 집단으로 탈당 후 바른정당을 창당했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둘러싼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었다.

선거는 2017년 5월 9일 치러졌다. 그해 설(1월 28일) 이전인 1월 3주차 갤럽 조사(1월 17~19일 성인 1012명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방식 조사, 응답률 2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37%, 새누리당 12%, 국민의당 11%, 바른정당 9% 순으로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트리플스코어로 압도했다.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과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맹활약으로 4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새누리당은 9월과 10월 초반까지는 민주당에 우위를 보이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선 후보 선호도 설문이 실시된 1월 2주차 조사(10~12일 성인 1007명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방식 조사, 응답률 1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를 살펴보면 문 전 대통령은 31%로 오차범위 밖 선두를 달렸다. 이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20%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 1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7% △안희정 전 충남지사 6% △황교안 전 국무총리 5% △유승민 전 국회의원 3%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2% 순이었다. 지지 후보 없음은 13%였다.

안희정 전 지사와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합을 벌이기도 했지만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19대 대선 민주당 후보자 경선 토론회에서의 모습.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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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주차 조사에서 문 전 대통령은 20%로 반 전 사무총장과 동률을 기록했는데 탄핵 정국에서의 활약 때문에 한 달여 만에 수직 상승하며 대세론을 차츰 형성해 간 것으로 분석된다. 문 전 대통령과 반 전 사무총장, 안 의원의 3자 대결에선 각각 44%, 30%, 14%를 기록했다. 반 전 사무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도 문 전 대통령은 53%로 37%를 기록한 반 전 대통령을 16%P차로 리드했다.

이후 현실 정치에 한계를 느낀 반 전 사무총장이 2월 1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문 전 대통령의 1강 구도가 다져졌다. 연휴 이후 조사인 2017년 2월 1주차 조사(2월 1~2일 성인 1003명 대상 실시)에서 문 전 대통령은 32%였고 △안희정 전 지사 10% △황교안 전 총리 9% △반기문 전 사무총장 8% △안철수 의원 7% △이재명 대표 7% 순이었다.

안희정 전 지사와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합을 벌이기도 했지만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이후에는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과 40%, 37%(2017년 4월 2주차)로 각축을 벌이기도 했으나 TV토론회가 시작되면서 안 의원의 지지율은 점차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5월 7~8일 실시된 마지막 조사에서 문 전 대통령은 38%, 안 의원 17%, 홍준표 대구시장 17%, 유승민 전 의원 7%,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7%였다.

선거 결과 문 전 대통령은 41.08%의 득표율로 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홍 시장이 예상외로 선전하며 24.03%를 얻었고, 안 의원은 초반 경합을 벌였던 것과 달리 21.41%로 3위에 그쳤다. 설 연휴 때와 마찬가지로 문 전 대통령의 선두가 실제 선거로까지 이어지긴 했으나 나머지 후보들의 변동은 큰 모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양강 구도였던 20대 대선은 역대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꼽힌다. 2022년 2월 전주에서 유세하는 윤 대통령.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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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3%P차…윤석열 vs 이재명 세게 붙은 20대 대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양강 구도였던 20대 대선은 역대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꼽힌다. 2022년 설은 2월 1일로 연휴 전 조사인 1월 4주차 조사(1월 25~27일 성인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방식 조사, 응답률 15.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를 살펴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37%와 35%로 비슷했다.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35%로 동률이었다. 이어 안철수 의원이 15%, 심상정 전 대표가 4%, 의견유보가 10%였다. 이 대표는 △인천·경기 △대전·세종·충청 △광주·전라, 그리고 30대와 40대, 50대에서 윤 대통령보다 우위를 보였다. 설 연휴 이후인 2월 1주차 조사에서도 이 대표가 36%, 윤 대통령이 37%로 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이후 안 의원은 후보에서 사퇴하고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했다. 안 의원의 사퇴 전 마지막 조사인 3월 2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39%, 이 대표 38%였고, 선거 전 마지막 조사인 3월 7일 공표 조사에선 윤 대통령 44%, 이 대표 43%로 각축전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실제 선거 결과도 비슷했다. 3월 9일 치러진 선거에서 윤 대통령은 48.56%로 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됐고 이 대표는 47.83%로 불과 0.73%P차로 패배했다. 설과 선거가 한 달 정도의 차이여서 큰 변화는 없이 설 민심이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안 의원과의 단일화 역시 큰 변수는 되지 못했던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올해 설 민심은 어떨까. 24일 발표된 갤럽 조사(21~23일 성인 1000명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 실시, 응답률 16.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38%, 민주당은 40%였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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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1강 구도 굳혔지만…변수는 여전

올해 설 민심은 어떨까. 24일 발표된 갤럽 조사(21~23일 성인 1000명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 실시, 응답률 16.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38%, 민주당은 40%였다.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진보당 1% 순이었다. 무당층은 15%였다. 직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1%P 하락했고, 민주당은 4%P 상승했다. 탄핵안 가결 이후 민주당이 48%로 국민의힘 24%로 두 배의 격차를 벌였지만 보수층의 결집 등으로 인해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대선 후보 조사에선 이 대표가 31%로 1강 체제를 굳혔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3%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2%였다.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김동연 경기지사, 유승민 전 의원이 각각 1%를 기록했다.

이 대표의 선호도는 갤럽 기준 두 달째 30%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3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최근 들어 하락했지만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응답은 50%였고, 현 정권을 유지하거나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0%로 정권 교체 여론이 더 높았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를 비롯한 대선 주자들이 설 연휴 민심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을 기점으로 차츰 구도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서부지법 폭동 사태 등 계엄에 따른 여파에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해 정국이 요동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를 비롯한 대선 주자들이 설 연휴 민심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을 기점으로 차츰 구도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당시 경기 파주에서 유세하던 이 대표 모습.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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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설 연휴 때 누가 초반에 기세를 잡느냐에 따라 실제 대선 국면에서의 대세를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때 민심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야권보다는 고만고만한 주자들이 있는 여권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친지와의 의견 교환도 있고, 정국이 한 템포 쉬기 때문에 (국민들도) 그때 결심을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설에 어떻게 이미지화가 되느냐는 대선 주자에게 중요하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상일 평론가는 "평상시 같으면 (설 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까지) 이어지겠지만 요새는 이슈가 많고 이슈에 따른 구도도 많이 출렁거리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는 명절에 사람들이 모이면 의견이 표출됐고 확대재생산 됐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이슈가 바로 전파되지 않나"라며 "옛날처럼 가족들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 양지지층이 극단화가 돼 옛날만큼의 정치적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로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라는 큰 변수가 남아 있어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대표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재판부는 결심공판을 내달 26일 진행하기로 해 2심 선고 결과가 이르면 3월 말에 나올 수 있다. 박 평론가는 "이 대표의 항소심 결론이 언제 나오냐가 차기 대선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 나오면 밀고 갈 동력이 사라져 여론의 압박이 많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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