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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4 (금)

고성은 일상, 욕설·시비도…대통령 영장집행 임박, 격해지는 한남동[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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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요구로 14일 오전 10시쯤 위치를 이동한 어묵차. 앞서 예민해진 집회 참여자들이 "장소를 강요하지 말라"며 경찰에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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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강요하지 마."

"빨갱이 아냐?"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보수집회 현장. 경찰이 육교 통행량을 고려해 육교 계단 주변에 있던 어묵 차량 위치를 옮기려고 하자 집회 참여자들이 강하게 항의했다.

한 60대 남성은 "며칠 간 어묵 차량이 여기에 있었다. 왜 (이동을) 강요하는 것인가"고 목소리를 높였다. 곧바로 20여명이 가세해 경찰에 항의했다. 집회에 참가하던 한 60대 여성이 "안전 때문이니까 경찰 말도 일리가 있다"고 하자 다른 참가자 4~5명이 "민주노총인가" "경찰 편 들지 말라"고 말했다.


과열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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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나온 70대 최모씨는 "체포영장 집행 날짜가 내일이라는 말이 많더라. 디데이(D-day)가 다가오니 집회 열기가 뜨거워진다"고 밝혔다. 최씨는 "(집회 장소인) 육교 밑에서 다툼이 종종 일어난다"며 "오늘도 작은 다툼이 몇 건 있었는데 건전하고 질서정연하게 시위해야 한다"고 했다.

한남초등학교 인근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20대 남성 문모씨는 "어르신들이 물불을 더 안 가리시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엔 가게 앞에서 두 세력이 서로 빨갱이라고 삿대질하며 큰 소리로 싸웠다"며 "가게 손님들도 놀라서 나가볼 정도로 심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한남동 루터교회 앞에서 한 차량 운전자가 클랙슨을 울렸고 4~5명의 집회 참여자가 욕설하며 맞서는 일이 벌어졌다. 태극기를 든 한 남성은 10여m를 뛰어와 차량 운전자에게 고성을 질렀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도 거칠어진다. 지난 12일 낮 12시쯤 야당 대표를 욕하는 것에 화가 난 50대 남성이 문구용 커터칼을 허공에 휘두르다 현행범 체포됐다. 지난 4일에는 경찰을 다치게 한 혐의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 2명이 체포됐다.


이어지는 고함·욕설에 몸싸움까지

한남동 집회에 참가한 70대 남성이 시비를 걸자 집회 관계자가 말리는 모습. / 사진=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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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탄핵 찬반 집회 참가자 간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 한 70대 남성이 정권 퇴진 촉구 집회 측에 욕설을 했고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또 다른 60대 남성은 탄핵 촉구 집회 측에 "자식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냐 빨갱이들아"라며 고성을 질렀다. 한 60대 여성은 몸에 소형 스피커를 두르고 보수집회 참여자들을 향해 "앞만 보고 가던 길을 가라"고 응수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에서 1만명(주최 측 추산) 규모의 정권 퇴진 촉구 집회를 열었다. 맞은편에선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대통령 수호 집회를 개최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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