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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아빠가 갑자기 못 걸어요” 검사하니 독감이었다… 8년 만에 최대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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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독감(인플루엔자)이 유행하는 가운데 5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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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독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유행하는 가운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응급실에서 마주한 심각한 현재 상황을 공유하며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궁인 이화여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7일 블로그를 통해 “독감이 대유행하고 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독감에 걸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팬데믹의 영향으로 그동안 잠잠하던 바이러스들이 한 번에 유행하고 있다”며 “체감상으로는 전 국민이 코로나 감염을 피할 수 없던 그 마지막 시기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남궁 교수는 “환자들은 하나같이 증상이 심하다. 응급실 환자나 전화 문의의 절반은 독감과 관련된 것”이라며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보통 독감에 감염되면 39도 이상의 고열·오한·근육통·인후통 등이 나타난다.

그에 따르면 “아버지가 걸음을 못 걸으세요” “할머니가 뇌졸중이 있었는데 좌측 상하지의 힘이 더 약해졌어요” “친구가 기절했어요” “요로 감염이 재발한 것 같아요” “구토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요” 등의 증상을 호소한 환자들을 검사한 결과 모두 독감이었다고 한다.

남궁 교수는 “특히 심야에 발열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내원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이전 코로나에 비해 폐렴으로 진행하거나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는 급성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소 건강했던 30대가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다만 남궁 교수는 “희망이 있다면 이번 독감은 이전에 유행하던 것들”이라며 “몇 주 정도는 더 유행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독감이 유행한다고 하던 일을 멈출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된다”며 “컨디션 관리를 잘하고, 평소처럼 위생에 신경 쓰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하고 나아질 때까지 약을 챙겨 먹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주변 노약자가 위기에 처했다면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2~28일(2024년 52주차) 국내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외래환자는 73.9명으로 3주 전인 49주차(7.3명)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이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치다.

모든 연령층에서 환자 수가 증가했지만 52주차 기준 13∼18세(151.3명)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7∼12세(137.3명)·19∼49세(93.6명)·1∼6세(58.4명) 순이었다.

최근 검출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대부분 A형으로, 감염되면 보통 기침과 인후통이 나타난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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