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비중 조정 종목/그래픽=이지혜 |
국내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반도체 검사용 장비를 생산하는 리노공업의 지분을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금융주들에 대한 투자도 이어갔다. 반면 카카오에 대한 지분은 소폭 줄였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총 95개 기업에 대한 지분율을 조정했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기업 중에서는 리노공업의 비중을 가장 많이 늘렸다.
지난해 12월20일 기준 국민연금은 리노공업 주식 76만2783주를 보유했다. 이는 리노공업 전체 주식의 5%에 해당한다. 리노공업은 AI(인공지능) 랠리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속에 2023년부터 1년 넘게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해 하반기 밸류에이션 부담 탓에 주가가 한차례 조정을 받긴 했지만, 배당주 매력이 재부각되며 여전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노공업의 주가는 전방 수요 부진과 반도체 업종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조정받고 있다"면서도 "AI, 자율주행, 2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한 리노공업의 성장 스토리는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하나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금융주 지분도 늘렸다. NH투자증권 보유지분은 7.29%에서 8.35%로 1.06%p(포인트) 늘었고 한화투자증권 지분은 5.04%에서 6.07%로 1.03%p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 지분은 8.19%에서 9.19%로 1%p 늘었고 키움증권 지분도 12.29%에서 12.83%로 0.54%p 증가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분기에도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금융주 비중을 늘린 바 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주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관련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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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저가매수…카카오는 비중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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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뉴진스 사태로 홍역을 한차례 겪은 하이브 보유지분을 6.57%에서 7.59%로 1.02%p 늘렸다. 지난해 9월 하이브의 대표 뮤지션인 뉴진스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평가했다. 올해 방탄소년단의 활동 재개도 예정된 만큼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낙관적이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은 업황 둔화로 힘겨운 시간을 겪고 있는 POSCO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늘리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비상경영을 선언한 만큼 업황개선을 기대하기보다는 주가가 단기적으로 저점을 형성했다는 판단에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이번에 지분율을 조정하면서 POSCO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주주권을 행사하는 대신 단순 차익실현이 목적일때 국민연금은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목적을 변경한다.
한편 국민연금은 카카오의 지분을 5.42%에서 5.36%로 0.06%p 줄이고 투자목적도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카카오톡은 AI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가지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정치 상황과 무관한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은 주가가 조정국면에 들어선 HS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PI첨단소재, 한화생명 등의 지분을 축소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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