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무안공항 운영 정상화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수습을 위해 이달 1일까지 활주로를 폐쇄하겠다고 했다가 7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했다. 국토부는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를 재설치할 때까지 활주로 폐쇄를 검토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엿새째인 이달 3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에서 제주항공 7C2216편 사고 기체의 꼬리 부분이 크레인으로 인양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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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설치돼 사고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항공 장애물 관리 세부지침에는 공항 부지 내 장애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나 무안공항은 콘크리트 둔덕에 콘크리트 상판까지 있는 구조물 위에 로컬라이저를 설치했다. 국토부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에는 해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추후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로컬라이저의 구조 형태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로컬라이저 이외에도 사고 조사, 기타 시설물의 상태 파악 등 참사 수습과 관련한 산적한 문제가 많아 공항 운영 재개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사고 희생자 수습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으나 사고 현장은 조사를 위해 보존되고 있다.
무안공항 폐쇄가 길어지면서 항공사들은 비행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무안공항에 취항한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운항 중인 모든 노선에 대한 예약 일정을 열어두지 못하고 있다. 진에어는 무안~일본·대만 등으로 향하는 노선을 운영 중이고 제주항공은 무안~제주·일본·대만·중국·태국·말레이시아 등으로 향하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항 폐쇄가 길어지면 무안공항 설치 이전까지 국제선을 운영하던 광주공항으로 기능이 다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광주광역시 내에서도 군 공항 기능이 무안으로 이전되지 않으면 국제선을 부활시키자는 요구가 있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해 “무안이 군 공항 이전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광주시민도 과감히 다른 길로 갈 것”이라며 “지체할 시간이 없다. 무안이 빨리 결정해달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선수단 수송을 위해 광주공항에 국제선 부정기편을 유치하기 위해 국토부와 논의했으나 무산됐고, 광주~하와이 노선의 국제선 유치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광주공항은 1995년 국제공항으로 승격돼 2008년 5월까지 국제선을 운영했다. 지금은 국제공항 업무를 이관하고 국내선만 오가고 있지만, 무안공항 개항 직전에는 13편의 국제선이 운영됐다.
업계에서는 광주공항의 국제선 부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무안공항은 김포에서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HL7229)가 착륙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서남권 국제공항’으로 계획됐다. 지방자치단체 간 입장 차이로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광주공항과의 통합도 예정돼 있다.
광주시 공항 인근 지역은 국제선 부활에 부정적이다. 공항이 고도를 제한해 지역 전체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제선 부활과 관련한 절차도 복잡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신 수습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고, 사고 조사와 공항 시설물 피해 파악까지 해야 해 무안공항 정상화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공항으로 국제선을 한시적으로 이전하려고 해도 국제공항으로 지정이 돼야 하는 문제와 검역이나 세관 등도 다시 설치돼야 해 쉽게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범수 기자(tigerwa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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