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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테크 공룡’ 텐센트를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 올렸다. 한국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받은 상황이라 향후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K-게임 수출에서 중국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텐센트와의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6일(현지시각) 미 국방부는 새로운 ‘중국 군사 기업’(Chinese military companies) 명단을 관보에 공개했다. CATL, 텐센트, 메모리 반도체 업체 CXMT(창신메모리), 드론 업체 오텔 로보틱스(Autel Robotics), 인터넷 연결 모듈 제조업체 퀙텔(Quectel), 국유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 등이 추가됐다.
이번 목록에 포함된 기업들은 2026년 6월부터 미 국방부와 거래할 수 없으며, 미 국방부는 2027년부터 해당 기업이 공급망에 포함돼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조달할 수 없다.
◇ 美 게임 추격하는 中… “텐센트, 미국 사업 제동”
미국은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중국은 강력한 내수 시장의 이용자를 앞세워 급성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 텐센트가 있다. 텐센트는 인기 채팅앱 ‘위챗’ 뿐 아니라 글로벌 테크 업체들과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소셜플랫폼 레딧(Reddit), 소프트웨어 업체 스냅(Snap),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즈(Epic Games)의 주요 투자자다. 또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지식재산권(IP)을 가진 라이엇게임즈와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의 모회사다.
업계는 이번 조치로 텐센트의 미국 내 영향력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고 본다. 미국 내 기업들이 텐센트와 거래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글로벌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텐센트의 오랜 주요 관심사다. 만약 텐센트가 이 목록(중국 군사 기업)에서 제외되지 못한다면, 미국 내 투자 활동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또 “창업자들이 중국군과 연결되었다고 공식적으로 지정된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받는 것을 꺼릴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 韓 게임업계, 텐센트가 주요 주주… “美 제재 영향은 지켜봐야”
게임업계는 미 정부의 제재가 한국 게임사에도 영향을 끼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텐센트는 2020년부터 국내 게임사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중국 정책상 외국 게임사는 중국 내 게임 배급을 현지 업체에 맡겨야 한다. 국내 게임사들은 텐센트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지 마케팅과 배급을 맡기고 있다.
텐센트는 현재 크래프톤의 지분 14.61%를 가진 2대 주주다. 넷마블의 경우 텐센트의 지분율이 17.52%이며, 피아오얀리 텐센트 부사장이 이사회에 등재돼 있다. 시프트업에 대한 텐센트 지분율은 40.03%며, 시프트업의 대표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해외 배급은 텐센트의 자회사인 ‘레벨 인피니트’가 담당한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텐센트 인사가 이사회에 등재돼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미 정부가 중국 테크 기업들에 대해 어느 정도로 제재에 나설지 봐야 한다”라며 “제조업체들처럼 강도 높은 규제를 하면 우리 기업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은 기업 활동을 어떻게 압박한다는 구체적인 발표가 없어 우리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미국에 스튜디오나 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미국 법인과 자사 게임 스튜디오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와 ‘언노운 월즈’를 운영 중이다.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펍지 스튜디오 역시 소재지가 미국이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말 북미 자회사 ‘카밤’에서 ‘킹 아서:레전드 라이즈’를 출시했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4월 출시한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가 한때 미국 게임 판매량 1위에 오르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한국 게임사들은 텐센트와의 관계를 끊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K-게임의 주요 수출국 1위는 중국으로, 30.1%를 차지했다.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등이 올해 중국에서 출시된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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