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경쟁 2라운드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국내 진출을 앞두고 본격 판매 준비에 나섰다. 수입차의 단점으로 꼽히는 사후관리(AS)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의 대표 모델로 꼽히는 중형 세단 ‘씰’.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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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이달 16일 국내 승용차 판매 모델을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한다. BYD가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는 건 지난 2016년 상용차 판매를 시작한 지 9년 만이다. 판매 모델은 중형 세단 ‘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소형 해치백 ‘돌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지난 2023년 일본 진출 당시에도 아토3와 돌핀을 앞세웠다. 해당 모델들은 현재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배출가스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BYD의 가장 큰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중국 현지에서 씰·아토3·돌핀은 각각 17만9800위안(약 3570만원), 11만9800위안(약 2370만원), 9만9800위안(약 19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게 가격 경쟁력의 핵심이다. 씰이 국내에서 4000만원대에 판매된다면 현대차의 중형 세단 전기차 ‘아이오닉6(4695~6182만원)’보다 약 500만~1000만원 더 저렴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에선 528만엔(약 48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여기에 체계적인 유통망을 구축해 소비자 편의를 높이겠단 계획도 내놨다. 지난달 BYD코리아는 전국 6대 권역별 전문 딜러사를 선정했다. 권역 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서 차량 판매, AS 등을 담당하는 역할이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는 AS가 불편하다는 인식을 깨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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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의 이 같은 전략은 지난 2017년 국내에 진출한 테슬라와 대비된다. 당시 테슬라는 딜러사 등 중간 판매자를 두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는 ‘커스텀 메이드’ 전략을 폈다. 전시장은 경기 하남시와 서울 강남구 매장 2곳뿐이었다. 현재는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5개는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
한편 테슬라는 BYD 등 중국차들의 공세를 의식한듯 저가형 전기차 ‘모델Q’ 출시를 예고했다. 소형 해치백 차량인 모델Q의 출시 가격은 3만7499 달러(약 5438만원)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3분기 테슬라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 상반기에 저가형 차량을 내놓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테슬라 전기차 등록 대수는 2만9754대로 기아(3만5785대)에 이어 국내 전기차 시장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할인 혜택으로 BYD 공습에 대비 중이다. 현대차는 자사 인증 중고차에 차량을 팔고 신차를 구매하면 최대 2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를 최대 5% 할인하고, ‘코란도 EV’는 최대 450만원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지난 2일 환경부가 국내 전기차들이 많이 쓰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보조금을 우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긍정적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BYD는 초기부터 AS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라며 “렌터카 시장에서부터 시작해 일반 소비자까지 국내 판매를 늘려간다면 테슬라가 아니라 국내 중견 3사가 먼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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